드라마 속 대사인 줄만 알았지. 내가 직접 듣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 들으면서도 어이가 없기도 헛웃음이 나기도 했다. 요즘 회사 일이 많이 바쁘냐는 내 질문에 남편은 그렇다고 했다. 시간이 지나고 직원들 능력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좀 더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덧붙여 말하길 회사에서 시키는 일을 안 할 수 없지 않겠느냐고 외려 반박했다.
몇 달간 같은 집에 살면서도 따로 사는 기분이 든다고, 당신은 당신 인생을 살고 나는 아이와 내 삶을 사는 것 같다고 말을 했다. 남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나에게 이상하다고 했다.
요즘 많이 힘들다고 이야기하는 내게 남편은 모든 사람이 힘들게 산다고 딱 잘라 이야기를 했다. 그 말에 더 이상 말을 이어갈 수 없어서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남편은 일에 대한 야망이 크다. 그만큼 수행 결과도 좋아 회사에서 인정도 받고 승진이며 연봉 상승률이며 어느 것 하나 부족할 거 없이 채워지고 있다. 더욱이 남편이 데리고 있는 직원들 또한 남편에게 충성하며 잘 따른다. 회사 생활에서 많은 것을 충족하며 지내고 있는 듯 보인다.
나도 돈이 많았으면 한다. 남편이든 나든 누구든 돈을 많이 벌어 가족의 생활이 윤택해지기를 바란다. 하지만, 나의 사회적 성공을 위해, 나의 야망을 위해 함께 있는 내 가족이 외로워진다면 나 스스로 브레이크를 걸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남편은 다른 생각을 품고,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한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시간이 지나도, 더 높은 지위로 올라가도 당신이 인생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게 성공이 아니라 관계로 변하지 않으면 우리 사이는 지금처럼 여전히 남남일 것이라고 말이다.
이제는 네가 틀렸느니, 내가 맞다더니 이런 갈등은 가능하지 않게 되었다. 그저 너와 내가 다르다면 그 다름을 인정하고 살아갈 방법을 찾는 게 최선일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