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어떤 아이였니?

by 박지선

상담을 통해 변화를 꿈꾸는 사람들이 있다. 상담에서 기대하는 바가 무엇인지 물어보면 '변화'라는 단어가 꼭 들어간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나도 그렇다. 2009년에 처음 상담받기 시작한 그때부터 지금까지 큰 변화는 없었다.


나는 변하지 않는다.
내가 누구인지, 어떤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지, 어떤 생각을 하며 사는 사람인지 알게 될 뿐이다.
그리고 그 모습을 숨기지 않을 뿐이다.
나를 수치스럽게 여기지 않을 뿐이다.
실수하고 실패하고 좌절하고 쪽팔릴 때는 있다.
창피하긴 해도 혐오하지는 않는다.


어떤 포장도 없는 날 것 그대로의 나를 보게 된다.
내 아이에게서 내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다.
예전에 그렇게 싫어했던 내 모습이 더 선명하게 그려진다.
싫지 않다. 화가 나지 않는다.
짠하기도 귀엽기도 애틋하기도 하다.



집단상담 덕분이다.
숨기고 싶은 모습을 자꾸 드러내게 하고
그 모습을 보고도 내 옆을 지켜주던 관계들 덕분이다.




이제는 너의 차례이다.

“너는 어떤 아이였니?”

“너는 어떤 사람이니?”

모두가,
자신의 손을 자신이 잡아주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자기비난 #자기혐오 #자기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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