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하고 나서 로션 바르자고 하니 요리조리 도망간다. 도망가는 아이한테 짜증을 냈다. 엄마 힘든데 어떻게 계속 쫓아다니냐고 부르르으으르으르르.
아이가 자리에 앉았다. 얼굴에 바르라고 손바닥에 로션을 덜어주었다. 아이는 눈을 지그시 감으며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더니 “아~ 행복해!”라고 말한다. 표현 자체가 너무 웃기고 사랑스러워서 웃음이 터졌다.
말을 잘 하기 시작하니 큰아이가 된 것처럼 기대가 갑자기 높아지기도 했었다. 기대가 높아지니 화가 나는 순간도 잦아졌다. 그럴 때마다 눈에 띄는 아기 발. 유난히 작은 아이 발이 본인의 처지를 말해주는 것 같다.
‘나 아직 아기에요. 엄마, 나한테 왜 그래요.’
‘맞다! 아가. 너는 아직 많이 모르는 아기이지. 암. 그렇고 말고. 오늘도 잘 지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