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성을 잃고 화를 내고 있었고 아이는 울고 있었다.
“말 잘 들을게요…”
“뭐?”
나는 아이 입에서 나온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런 말을 누가 했어? 아니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말 잘 들으라는 게 아니라, 위험한 거 하지 말라고 알려주는 거야.”
아이가 우리 상황을 기술하는 나이가 되었다. 너무 정확하게 묘사하는데 얼마나 뻘쭘한지 모른다.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라더니 이 정도로 깨끗하게 그대로 반영해줄 줄이야. 게다가 아이가 짜증낼 때 보면 내 어투와 참 비슷하다.
내가 화를 내자 아이가 울었다.
“슬퍼, 안아줘요. 이제 다 됐어. 팔꿈치 줘요. 기분이 안 좋아. 팔꿈치 만지면 기분이 좋아질 거 같아.”
…
“아까 엄마가 큰소리 내서 무서웠지. 놀라고 속상했겠다.”
“응. 내가 고집부리고 짜증내서 엄마가 짜증 냈지. 엄마가 저리가! 하고 소리쳤지. 그래서 슬퍼서 내가 울었어.”
“맞아. 엄마도 ㅇㅇ이가 고집부리고 떼쓰면 힘들고 화가 나. 그런데 오늘은 엄마도 화가 빨리 안 풀렸어. 엄마도 화내고 나니까 마음이 안 좋다. 다음에는 큰소리 안 내고 이야기하도록 노력할게.”
“응. 약속해.”
정도 이상으로 화를 낼 때가 있다. 그때 아이에게 말하는 것들은 내 화가 쉬이 풀리지 않아 내뱉는 말들이다. 굳이 표현할 필요 없는 말들이고 감정이다. 내뱉고 나면 후회된다. 내가 어렸을 때 엄마의 욱하는 화 때문에 억울했던 상황이 생각나 더 미안하다. 그냥 미리미리 화를 내지, 왜 참다 참다 화내는지 이해를 못 했었는데 내가 꼭 그러고 있다. 그때를 생각하며 아이에게 다시 말한다. “엄마가 갑자기 큰소리 내서 놀랐겠다.” 어설프지만 아이도 나름대로 상황을 정리하는 듯한 말을 한다. 오늘도 화를 내고 정리하고 그렇게 마무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