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타면서 남편과 나의 차이점이 더 두드러진다. 남편은 결혼하기 전부터 자전거 타기를 즐겨왔는데 8–9년을 갖고 있던 자전거가 한 달도 채 안 된 내 자전거보다 훨씬 깨끗하다. 흠이 하나 없다. 내 자전거는 지금 당장 중고로 팔아도 똥값일 듯한데 말이다.
남편은 조심성이 많은 반면 나는 덤벙거린다. 남편은 안전에 대한 걱정이 많은 반면 나는 넘어지고 다치는 위험한 상황을 별로 걱정하지 않는다. 남편은 물건을 아끼고 소중히 다루지만 나는 천성이 그렇지 못하다. 여러 번의 접촉 사고로 보험회사 출장 서비스를 자주 애용했고, 핸드폰 액정도 여러 번 깨트렸고, 하물며 그 어렵다는 아이패드 액정도 모래알처럼 갈라지게 했다. 깜빡하고 덤벙거리고 망가트리고. 여러 가지 다양하게 덤벙거린다.
남편은 내가 도통 이해가 안 될 것이다. 이해가 안 되지만 나한테 잔소리를 거의 안 한다. 내게 잔소리하고 싶은 욕구를 참느라 퍽 고생하는 것 같다. 가끔 마음의 소리가 새어 나와 요리 핀잔, 다치는 거 핀잔 놓는 거 보면 안다.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나 우리 아이에게 하는 잔소리를 들어보면 더 잘 알 수 있다. 배우자로 만났기에 다행이지, 남편이 내 상사였으면 나는 당장 회사 때려치웠다.
여튼, 나를 닮아 덤벙거리는 아이는 나무라지만 나한테는 대놓고 별말 안 해서 참 다행이다. 남편도 노력하는 중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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