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에게 몇 가지 나쁜 습관들이 있다. 하나의 행동을 꾸준히 하는 게 아니라 이거 했다 저거 했다. 하지 않았으면 하는 행동들을 번갈아 가며 생각 없이 한다. 지금은 손톱 밑에 살 뜯기에 여념 없다. 아프다고 하면 약도 발라주는데 상처가 아물 날이 별로 없다. 손톱 밑이 벌겋게 부어있다.
내 아이는 음성 틱, 운동 틱도 보였다. 처음 틱이 나타난 때는 어린이집 다닐 때였다. 아이가 다니던 어린이집은 아파트 단지 내에 있었는데 처음 갔을 때부터 분위기가 썩 좋지는 않았다. 하지만 갈 수 있는 곳은 그곳뿐이라 어쩔 수 없이 그냥 보냈다. 아니나 다를까 담임이 한 해에 다섯 번이나 바뀌었다. 처음 한두 번은 괜찮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아이도 힘들어하는 듯했다. 아이가 어린이집 가기 싫다는 것을 강하게 표현하지는 않아 눈치채지 못했지만 음성 틱 증상을 보고 알았다. 아이가 처한 상황을 불편해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때가 아마 30개월 전후였던 것 같다. 그 이후로도 두 번 정도 더 틱 증상을 보였다. 환경에 변화를 줄 수 없을 때는 다른 일할 시간에 아이와 노는 데 더 집중했고, 환경을 바꿔줄 수 있는 상황에서는 그 환경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주었다. 그렇게 그냥 참고 기다리다 보면 조용히 사라졌다. 짧게는 2주, 길게는 한 달 이상도 걸렸다.
나는 틱 증상 있는 아이들을 많이 만나봤으니 그리 놀랄 일도 아니었다. 그러려니 하고, 다른 가족들이나 담임선생님들에게 당부의 말만 전했다. 하지만 몇 번 반복되니 짜증 났다. 짜증 난 거 보니 오래 지속되면 걱정되고 신경 쓰이긴 했던 것 같다. 아이의 틱 증상이 나타났을 때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했더니 지인들 아이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그들의 아이들도 틱 증상이 있다는 거. 놀랐다.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흔해서 놀랐다. 생각보다 흔해서 안심했다. 짜증으로 변질된 걱정이 사라졌다. 생각해 보면 상담 장면이 아닌 밖에서 만나는 성인들 중에도 운동 틱 있는 사람들을 꽤 자주 본다. 아마 본인들은 모르고 있는 듯하지만. 여튼 그들도 잘 살아가는 거 보니 별일 아닌 것으로 치부된다.
사람들 이야기를 많이 들으면 들을수록 좋은 점. 살아가는 다양한 길을 알게 되어 좋다. 올바른 길이 있는 게 아니라 그냥 다양한 길이 있다는 거. 나쁜 습관이 무엇이 되었든 그런 습관들이 있어도 다들 이렇게 저렇게 살아간다는 것을 미리 알게 되어 내 아이도 그 다양한 길들 중 어디로든 가면 된다는 생각에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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