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관객 자리도 나쁘지 않아.

는 뻥이고 깝치는 거 멈출 수 없지.

by 박지선




친구들 여럿 있는데 분위기를 주도하는 아이들이 있다. 신기했다. 많은 사람들이 쳐다보는데 어떻게 저렇게 당당하게 말을 할 수가 있지? 어떻게 저렇게 재미있게 말을 하지? 어떻게 저렇게 사람들의 마음을 사지? 그러면서 나도 같이 웃고 있었다.

나는 말을 재밌게 하는 사람이 부러웠고, 그렇게 되고 싶은데 될 수 없었다. 어렸을 때는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 싫었던 것 같다. 나도 저렇게 주목받고 싶은데 나도 저렇게 사람들을 이끌고 싶은데 그렇게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친구들 모임을 마치고 와서 집에 돌아오면 스스로 위축되기도 했다. 내가 못마땅했다.

지금은 내가 재미없는 사람이라는 거, 말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거 인정한다. 그러고 나니 한결 편안하다. 무리에 속해있을 때 말을 잘하지 못한다고 기죽지 않고 아무 이야기나 하고 싶은 말을 한다. ‘하나마나 한 이야기’를 한다고 핀잔 듣거나 ‘재미없다’고 ‘무슨 말 하냐고’ 비난 들어도 타격이 별로 없다. 나는 그런 사람이니까.

그저 같이 어울려 함께 웃고 즐길 수 있어서 좋은 거다. 내가 말을 잘해야, 말을 재미있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 1도 없다. 이룰 수 없는 욕심 버리고 편하게 어울리다 보니 집에 돌아와서도 흥겨운 기분이 여전히 남아있고 에너지가 충족된 느낌이다. 사람들 속에서 힘을 받는다.

지금의 내 아이도 주인공 자리에 있고 싶어 하지만 실상은 친구들 주변만 어슬렁거린다. 사람들을 웃기고 싶어 하지만 재미없다. 그래서 가끔 내 감정을 이입해서 짠할 때도 있다. 하지만 그런 주변인이나 관객의 입장에서도, 그리고 재미없고 말을 잘 못하는 사람이어도 충분히 즐길 점이 많다는 것을 엄마인 내가 알고 있어서 내 아이도 자연스레 알게 될 거라 생각하니 괜찮아진다.


​왜냐하면 재미없어도 계속 나대면 되거든. 관객인 척 분위기 잡았지만 구라다. 어렸을 때는 말을 잘 해야 한다는 생각에 말하고 싶은 욕구를 참고 있었지만, 이제 그 생각이 전혀 없으니 하고 싶은 말 그냥 다 한다. 억누르지 않는다. ​관객으로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성격이다.


내 아이에게도 친구들 엿 먹이는 재미를 알려줘야겠다.

껄껄껄.

​​


오늘의 글 감수_내 친구 수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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