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하루기록

어떤 마음인지 알 것 같아

by 박지선

봄이 온 듯했지만 벌써 여름 같은 날씨다.

봄바람이 부는 듯해서 설레는 마음으로 봄나들이 꿈꿨지만 이내 미세먼지가 말썽을 부려 바깥 활동하기가 어려웠고, 하늘이 조금이라도 맑은 날은 날이 너무 더워 야외로 나가기 싫은 날씨가 되어버렸다.

서로가 엇갈리는 타이밍에 찾아와서 속상한 마음 금할 길 없었으나 그래도 발걸음 닿는 곳마다 보이는 것마다 이쁘긴 이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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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하늘도 뿌옇고 꽃도 이뻐 보이지 않았다. 친구는 내 옆에서 '꽃의 아름다움에 대한 찬사'를 연신 날리고 있었다. 정말 마음에 안 들었다.

이쁘긴 뭐가 예뻐. 하나도 안 예뻐.
하늘은 또 왜 이렇게 뿌예


내 말이 끝나자마자 또 다른 친구는 내게 이렇게 말한다.


야, 괜히 꽃한테 잡들이 하지 말고 말해.
뭐야. 뭐가 속상했어?


그 자리에 있던 우리들은 갑자기 빵 터져서 웃기 시작했다. 한참 웃은 후에 이야기할 수 있었다. 내가 속상했던, 화가 났던 마음에 대해서 말이다.

항상 사람들에게 당신 마음에 대해 표현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르니 먼저 표현하도록 노력하라고 이야기한다. 그렇지만 나도 그렇게 하지 않을 때가 있고 그렇게 하기 싫을 때도 있다. 내가 하는 말과 모순되는 마음이지만, 이상한 딴소리를 하며 푸념을 할 때 내 마음에 대해 찰떡같이 알아주는 사람이 있으면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자극 추구가 높은 나는 반복되는 일상들이 가끔은 답답하고 지루하게 느껴지며 다른 환경에 살짝 발을 담그러 여행을 가고 싶지만. 이런 심심한 일상 속에서도 내 마음을 알아주고 어루만져 주는 사람이 있기에, 그 순간에도 또 다른 종류의 에너지와 충족감이 생겨나기도 한다.

고로, 나는 어제의 놀음으로 남은 일을 처리하느라 또 다른 고생이 시작되겠지만서도 어제의 놀음 덕분에 앞으로 더 전진할 수 있는 에너지가 장착되었다.

마음 맞는 사람과 함께 하는 즐거움이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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