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다움’이라는 말이 나를 가릴 때

by 니나

14.


요즘 우리는 ‘나다운 삶’을

살아야 한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앞서 저도 같은 이야기 했어요

수많은 정보를 만나는 시대엔

나만의 시선을 가져야 한다고 말이죠


이런 이야기에 계속 노출되다 보면

남들과 다른 길, 특별한 취향, 나만의 시선.
그것들이 곧 개성이며,
그 개성을 드러낼 수 있어야
진짜 자기 삶을 사는 것처럼 여겨지게 됩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세상이 정해준 정답에

자신을 억지로 끼워 넣기보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려는 마음은

분명 소중합니다.
그건 용기이기도 하죠.

하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는 어느샌가 ‘특별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낍니다.
남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보여야 하고,
눈에 띄는 무엇이 있어야만
내가 나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죠.

물론 우리는 모두 다릅니다.
서로 다른 환경, 성격, 관계 속에서 자라왔기에
각자는 고유한 존재입니다.


그래서 특별한 시선과 취향을 갖고자 하는 건
자유를 향한 자연스러운 의지처럼 보입니다.
그건 창의적인 삶을 위한 훌륭한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조심스레 되묻고 싶습니다.


남들과 다르게 사는 것이 정말 나다운 걸까요?


‘남들과 다른 삶’이 목적이 되어버리면

다름이라는 또 다른 틀에 갇히게 됩니다.

‘나다움’조차 타인의 시선을 의식한다는 것이죠


우리가 말하는 다양성이란

모두가 달라야 한다는 압박이 아니라,

각자가 자기 방식으로 존재할 수 있다는 믿음입니다.

그 믿음은 비교하지 않고 조용히 지켜보는 태도에서 비롯되죠.


아주 평범한 것도 ‘나’ 일 수 있습니다.

뻔하디 뻔해서 '나'라는 존재는

세상에서 가장 지루한 무언가 일 수도 있습니다

그 모습을 인정하는 것부터

진짜 자유의 시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나다움’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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