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또 다른 동행

by 니나

13.


방송작가로서
사회적 갈등을 다룰 때마다

저는 늘 '단어의 의미'를 생각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최저임금 인상을 놓고

벌어지는 갈등처럼요.
'저소득층 보호'와 '고용시장 유연성'이라는

두 가치가 충돌하는 건
단순히 숫자 문제라기보다,
'임금'이라는 단어를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노동계는 임금을 근로자의 권리로 보고,
경영계는 임금을 시장 논리에 따라 결정되는 값이라 여깁니다.

저는 종종
우리가 같은 단어를 쓰면서도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한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리고 그 단어의 의미가 다르다는 이유로
상대를 비판하거나, 틀렸다고 단정 짓기도 하죠.

하지만 한 단어가 항상 같은 뜻을 가진 건 아닙니다
'행복'이란 단어만 봐도 그렇습니다

저는 침대에 누워 있을 때도 행복이란 단어를 쓰고
일을 할 때도 행복이란 단어를 사용합니다

같은 단어지만, 느끼는 순간도 다르고,

그 안에 담긴 의미도 조금씩 다르죠.


혼자서도 그 의미가 달라지는데,

사람마다 그 개념이 또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어떤 사람에게 행복은 조용한 오후고,
어떤 사람에게 행복은 목표를 이루는 성취일 수도 있어요.
같은 ‘행복’이라는 단어를 쓰지만,
서로가 떠올리는 풍경은 아주 다를 수 있죠

침대 위 햇볕을 쬐는 시간을 행복으로 보는 사람과
성취에서 오는 쾌감을 행복으로 보는 사람은
서로의 이야기에 공감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행복’이라는 감각 자체에는
서로 공감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각자의 언어로 세상을 설명합니다.
그 다름이 때로는 다툼이 되지만,

사실 그 마음속엔 같은 바람이 있습니다.
우리 모두 행복을 원하고 있으니까요


우리는 행복을 위해

서로 다른 방향에서 고민하고, 때론 부딪치며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 있는 것이죠


사실 그 모든 다툼은 결국

‘행복’이라는 목적지를 찾기 위한

서로 다른 여정일 뿐입니다


작가의 이전글불안한 사회 그 한복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