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나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당연한 권리조차 쉽게 요구하지 못합니다
왜 내 생각을 제대로 말하지 못할까요?
왜 내 시간과 마음이
소중히 여겨지지 않는 걸까요?
용기가 부족해 참는 일이 반복됩니다.
스스로에게 버림받은 기분이 듭니다
이 두려움은 자라면서 배웠습니다
자신의 마음보다 분위기를 먼저 읽고
속마음을 삼킨 채 조용히 따라야 했던 시간들.
그런 경험을 반복한 사람에게
‘자기표현’은 익숙하지 않은 감정입니다
말을 거스르면 누군가 실망할까 봐
관계가 틀어질까 봐
마음이 조심스러워집니다
‘나쁜 사람이 되어도 괜찮다’고 생각해 보지만
그 생각이 쉽게 실천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거절이 필요할 때에도
상대의 기분을 헤아려 돌려 말하거나
이유를 덧붙이며 조심스럽게 설명합니다
그러다 보면 내 목소리는 더 작아집니다
내 감정보다 상대방의 감정에 더 예민해집니다
오랫동안 애써왔기 때문입니다
그 애씀은 배려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누군가를 불편하게 만들지 않기 위해
항상 조심하고, 한 발 물러나는 쪽을
선택해 왔습니다.
그런 시간이 쌓이면서
내 감정보다 타인의 마음을 먼저 살피는 것이 익숙해진 것이죠
그런데
사실 그 배려는
자신을 지키려는 마음이기도 했습니다
관계가 서툰 우리는
직접 마음을 드러내는 일이 쉽지 않았고
그로 인해 외로워지거나 상처를 받을까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내 감정을 숨기고 상대를 살피는 것이
스스로를 보호하는
가장 현명한 선택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그 방법 덕분에
하루하루를 버틸 수 있었습니다
이미 당신은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스스로를 보호하고 있었어요
당신은 버림받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당신에게 사랑받고 있어요
나에게 보냈던 그 사랑을 느껴주세요
그 사랑의 힘으로
목소리를 내는 연습을 시작하면 좋겠습니다
아주 많은 시간이 걸릴 겁니다
아주 많은 연습이 필요한 일이거든요
그 과정에서 두려움과 불안이 계속될 거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연습을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은 여전히 당신을 사랑하고 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