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내가 나에게 인정의 말을 해준다면
나는 혼자서도 괜찮은 사람이 될 텐데
그렇다면 나는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볼 일도 없을 텐데
스스로에게 인정의 말을 건네지 못하는
스스로가 야속하게 느껴집니다
사람이 참 어렵습니다.
혼자 있는 시간이 더 편하게 느껴 지키도 합니다
깊은 관계를 맺는 일은 더더욱 어렵지요.
사람을 어려워하면서도
외로움이 무서워 관계를 유지하려 애씁니다.
멋진 선배, 책임감 있는 후배
사랑스러운 애인, 든든한 자식
그 역할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나에게 의존할수록
나는 점점 지쳐가지만
한 편으론 나를 필요로 하는 것 같아 좋기도 합니다
그래서 스스로를 더 채찍질 하게 됩니다
이건 해야 한다
이건 내가 책임져야 해
그러다 힘에 부칠 때면
타인의 감정까지 책임지려 하는 나 자신이
왠지 한심하게 느껴집니다
자립하지 못하고
타인의 시선에 기대어 서 있는 것만 같죠
시간이 지나며
애정을 주고받는 법을 천천히 배우지만
여전히 눈치를 보는 나를 발견합니다
좋은 말을 들으면
‘나는 괜찮은 사람인가 보다’ 하는 안도감이 들고
상대의 기분이 좋지 않아 보이면
내게 불똥이 튈까 두렵습니다.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신의 의사를 명확하게 밝히는
저 밝고 당당한 사람들이 부럽습니다
이상적인 자립의 모습처럼 느껴지니까요
하지만
자립은 결코
혼자서 고고하게 잘 사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원하는 건
고립이 아니라
'내 의사를 분명히 밝히면서도
사람들과 재밌게 교류하는 나'입니다
우리는 관계 속에서 배우고 느끼고 성찰하며
하루하루 성장하기 때문이죠
고로 진짜 자립은
‘관계 속에서도
나 자신을 온전히 지키는 것’입니다.
누군가에게 기대고 도움을 받더라도
그 안에서 나의 가치가 흔들리지 않는 상태
이 자립은 타인을 의식하고
눈치를 보는 관계 속에서 배울 수 있습니다
누군가와 부딪히고 실수하고
때로는 상처받는 그 과정 속에서
나의 한계를 깨닫고
타인을 읽는 법을 배우며
나를 설명하는 법을 익혀갑니다.
그렇게 자립은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나를 지켜내려는 반복 속에서 성장하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