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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찻잎향기 Feb 09. 2019

[책 추천] 역사의 역사

앞으로 역사서를 읽는다면... 이렇게?!

[책 추천] 역사의 역사 


저자: 유시민

출판: 돌베개

발행: 2018년 6월




"앞으로 역사서를 읽는다면, 나는 무슨 색깔을 내며 살아왔는가,  라는 고민을 하며 읽어라"하고 방향을 가르쳐 주는 책. 



세상에는 많은 역사서가 있다. 역사는 무엇인가,  사람들은 역사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등에 대한 답변을 찾기 위한 노력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 수많은 역사서는 어떤 이유로, 어떤 방식으로  쓰여졌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길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은 그 궁금증에 대한 답을 나름의 기준을 만들어서 '히스토리오그라피'라는 명목으로  정리해 두었다고 할 수 있다. 즉 일종의 '사학사史學史'인 셈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또 분명하게 '사학사'라고 하기에도 어렵다. 무조건 학술적인  의미로 접근한 책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을 7월에 구입하고. 그때 여름방학에 읽었었다.  그런데 리뷰를 이제야 쓰다니. 그 이유가 무엇일까. 


정리하기가 어려웠다. 이 방대한 '역사 서술의  역사(history of writing history)'를 몇 개의 문단으로 정리할 수 있을까. 너무 넘치면 오히려 없는 것만  못하다고(過猶不及). 요점 정리를 하자면 오히려 이 책의 요약 보고서 형태가 될 것 같은 생각이다. 지레 겁이 나서 아무것도 쓸 수가 없었다.  


이 책은 2018년 올해의 책으로도 뽑혔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읽었을 것이고. 저자에 대한 신뢰, 인지도와 함께 책의 서술이 재미가 있다는 의미이다. '역사 르포르타주(르포)'에 가까운 보고  문학처럼 역사서에 대한 저자의 방대한 지식이 간결하게 서술되어 있어서 재미와 감동적인 측면에서도 높이 평가할 만하다. 


역사와 역사가, 또는 역사 기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무조건 이 책을 읽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왜냐면 방대하게 많은 역사서를 마치 스토리를  엮듯이(소설의 구성을 연상시키듯이) '발단-전개-위기-절정'으로 소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구 역사의 창시자 헤로도토스의  <역사>에서부터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와 하라리의 <사피엔스>까지. 인류 사회의 변천, 흥망의 과정,  또는 그 기록에 대한 지금까지의 역사서 중에서 삼십 여편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였다. 


역사는 기록 문학으로서, 그리고 과학과 문학의  접점에서 이루어지는 흥미로운 창작문학의 범주에 놓일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현대에 와서는 더더욱 인문학과 객관적 과학적인 접근이 곧 기록의  힘이 될 수 있겠다. 저자는 그런 맥락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291쪽. 다이아몬드는 처음부터 끝까지 인류 전체를  역사 연구와 서술의 단위로 삼았다. 유럽 중심주의 역사관을 철저히 배제했을 뿐 아니라 어느 대륙 어느 문명에 대새서도 특별한 호오(好惡)의  감정을 표출하지 않았다. 이런 특징은 그가 "지난 1만 3,000년 동안 일어난 인구 교체 중에서 가장 극적이고 결정적이었던 순간"이라고 한  스페인 군대의 잉카제국 정복 과정을 묘사한 아래의 대목에서 선명하게 드러난다. 다아이몬드는 서로 다른 개미 집단이 벌이는 싸움을 관찰하는  곤충학자처럼 냉정한 태도로 그 경위를 서술했다. 


역사책을 읽는 이유는 무엇일까. 흥미 거리로 읽을 수  있다. "과거의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우리는 어떤 과거의 여정 속에서 오늘날의 모습을 이룩한 것일까." 또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 읽을 수도 있다. "어떻게 살아 왔고, 이렇게 살다 보면, 앞으로 이런 저런 모습이 될 것이다?" 라는 예측을 하기 위해서. 그렇다면  역사가도 마찬가지 이유로 그 서술 방향을 잡을 것이다. 흥미를 위한 이야기처럼. 미래를 예측하기 위한 과학서처럼. 그 수많은 역사서는 나름의  서술 방향이 있었을 것이다. 이 책은 그렇게 저자가 역사서, 역사가의 서술 방향과 그 이유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짚어 준다. 


고마운 책이다. 이미 읽었거나 앞으로 읽어야지 하는  역사서의 서술 방향을 설명해 주는 가이드 같은 책이다. 여행에서 만나는 좋은 가이드처럼. 이 책은 그런 가이드 역할을 해 준다.  




사족:

이 책 겉표지, 속 표지 디자인이 정말 세련되고 멋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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