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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찻잎향기 Jun 13. 2020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전도연의 압도적인 카리스마 연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 영화 리뷰 ::


[나의 별점은? 9]     


:: 기본 줄거리 (영화사 제공)     


[모든 것은 돈 가방과 함께 시작되었다.]


 사라진 애인 때문에 사채 빚에 시달리며 한 탕을 꿈꾸는 태영.

 아르바이트로 가족의 생계를 이어가는 가장 중만.

 과거를 지우고 새 인생을 살기 위해 남의 것을 탐하는 연희.


 벼랑 끝에 몰린 그들 앞에 거액의 돈 가방이 나타나고,

 마지막 기회라 믿으며 돈 가방을 쫓는 그들에게 예기치 못한 사건들이 발생한다.


 [“큰돈 들어왔을 땐 아무도 믿음 안돼”]


 고리대금업자 박사장, 빚 때문에 가정이 무너진 미란, 불법체류자 진태, 가족의 생계가 먼저인 영선, 기억을 잃은 순자까지...


 절박한 상황 속 서로 속고 속이며 돈 가방을 쫓는 그들은

 인생을 바꿀 수 있는 마지막 한탕을 계획한다.



:: 나의 촌평 :: 


아주 많은 인물이 주인공이며 모두 숨막힐 정도로 각박한 상황이다. 그런데 그들이 불쌍한 상황에 놓여 있음에는 틀림이 없는데, 그들의 사연이 절박하다기보다는 그저 다만 비정하게 보일 뿐이다. 


즉 돈이라는 요물 앞에서 무너지고마는 인간들의 욕망. 헛된 욕심의 대가는 바로 ‘죽음’이라는 잔인함이 핏빛과 함께 비린내로 점철되는 영화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영화 보는 내내 비릿한 냄새가 나는 것 같다. 등장하는 인물들의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나름의 사연과 그 심정은 알겠는데... 딱히 일반적인 공감대를 만들어내는 데는 서사가 좀 부족하고 밋밋하다는 느낌이다. 


그러나 정우성의 찌질한 소시민의 모습과 소탈한 유머. 전도연의 카리스마 넘치는 등장과 화면 전체를 휘어잡는 소름 돋치는 연기 장면들. 이것만으로도 이 ‘오락적인 비극’은 볼만하다 여긴다. 오로지 전도연 배우에 대한 팬심으로 기다렸고 선택했던 영화인데. 역시 실망시키지 않는 배우이다. 어쩌면 이렇게 배역에 깊숙이 녹아들 수 있을까. 살인하는 장면에서마저도 절제된 카리스마라니. 정말 최고의 멋진 배우임에 틀림없다. 


수억이 들어 있을 것 같은 돈 가방으로 시작해서 돈 가방으로 끝나는 결말. 성실하게 묵묵히 살아가는 사람에게 돈 가방이 주어졌으나, 돈 앞에 무너지는 선량한 양심의 모습을 볼 때는, 우리의 민낯을 여과없이 보는 것 같아서 처절한 마음이 된다. 


이 영화는 분명 오락물이다. 화려한 풍자와 조롱이 가득한블랙코미디라고 하면 좋을까


올봄 영화관에서 볼 수가 없어서 몹시 서운했는데. 집에서 5천원이라는 나름의 거금을 지불하고 유료로 보았다. 블랙코미디, 르와르풍의 잔인함을 즐기시는 분이라면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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