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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찻잎향기 Sep 04. 2022

시의 울타리.. 찻잎향기 습작

시인의 삶을 꿈꾸는...



시의 울타리, 단 한 줄의 시를 쓰고 싶다

찻잎향기




시의 울타리 안에서 살고자 갈망했던 이 미련한 욕망을

보란 듯이 비웃어 주는 당신



고단함으로 흘러넘쳐도 이십사 시간이 모자라 이제는 눈물도 말라버린 시간을 숙제처럼 주신 당신



이 간병의 나날 속에서도 늪처럼 나를 끌어당기는 그것의 중력은 당신의 비웃음보다도 힘이 세다.



시의 힘은


시의 울타리에서 평생을 울고 웃고 치대며 마냥 어린애처럼 순진무구하게 살고자 했던 이 미흡한 욕망을 아직도 놓아주지 않았고



당신의 몸뚱아리와 사지를 대신하면서 부딪히고 깨지고 몹쓸 희망을 꿈꾸는 이 시각에도


꿈틀꿈틀


시의 가닥은 내 몸속에서 길고 질긴 새끼줄을 꼬고 있다.


2022.09.03. 찻잎향기 ㅡ



ㅡ 시인으로 산다는 것 (문학사상) 책을 읽다가 몇 글자 적어 봅니다.




 


시인으로 산다는 저자 강은교, 권혁웅, 송재학, 박정대, 박주택 출판 문학사상 발매 2014.03.20.


시인으로 산다는 것 ㅡ 시인 ㅡ 이 책은 병원에서의 남편 간병생활을 하면서 유일하게 읽고 있는 책이다.


8월 초에 구입한 후에 간간히 책장을 넘긴다.


정말 시인으로 살았으면 할 때,


미쳐서 뛰쳐나가고 싶을 때,


간절히 고요함을 원할 때,


무언가에 침잠하고 싶을 때,


이 책을 펼친다.




시인의 목소리는 꿈속에서도 아프다 ㅡ라고 이기인 시인은 말한다.


생활 속에서 고장 난 어떤 ㅡ 생각 경험 감정 따위의 모든 것을 ㅡ 시의 언어로 표현한다는데.


그래서 현실에서뿐만 아니라 꿈속에서마저도 목소리가 아프다는데...



나는 아직 덜 아픈 것일까.


내 삶은 아직 고장 나지 않은 것일까.


아니면 나 스스로 고장 났다 여기지 못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어쩌면


내가 시를 쓰는 일은 마침내 내 삶이 고장 났다는 의미일까.


어쩌면 작금의 날들이 마침내 고장이 났기에

시의 중력이 내게 또아리를 틀고 있는 것일까.


(끝)




마침내!

드디어 마지막에는.

(사전적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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