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후 100일차 나는 요가를 시작했다. 아기의 백일을 기념하는 것만큼 기다려왔던 순간이었다. 그런데 요가 일주일 차 되던 날 아침. 도저히 일어날 수가 없었다. 배가 너무 당겨서 움직일 수가 없다.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안 하던 운동을 시작했기 때문인 듯했다. 임신 출산을 거치며 거의 일 년간 복근을 방치하고 지냈던 시간이 저릿하게 몰려왔다. 딱 운동 초반에 안 쓰던 근육을 사용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별거 아닌 뻐근함이지만 아기를 돌보면서 견디기에는 힘이 부친다.
아기는 나를 보며 계속 안아달라고 팔을 벌린다. 슬쩍 모른 척했더니 화가 단단히 났는지 조그만 녀석이 있는 힘껏 울어재낀다. 백일 동안 어찌나 열심히 키워냈는지 목청도 크다. 온몸을 버둥대며 울어대는데 머릿속이 웅웅 울려댄다. 도저히 도저히 일어날 수가 없다. 온몸은 물먹은 솜이 들러붙은 듯 하염없이 가라앉는다.
하는 수 없이 최후의 수단을 꺼냈다. 엄마 찬스. 일하는 친정엄마가 모처럼 쉬는 평일임을 기가 막히게 알고 있는 못된 딸이다. 불효자식은 나이가 서른이 되도록 엄마 손을 필요로 한다. 엄마는 내 목소리를 듣자마자 본론을 꺼내기도 전에 당장 온다고 했다. 나는 아무래도 엄마 새끼다. 새끼를 낳아 키워도 내 엄마에게는 아직도 손이 가야 하는 새끼다.
다 큰 새끼는 제가 낳은 어린 새끼를 감당 못해 제 어미를 찾는다. 새끼는 아무리 커도 여전히 새끼다. 한달음에 달려온 어미 눈에는 다 큰 새끼도 어린 새끼도 똑같다. 친정엄마에게 아기를 부탁하고 세 시간을 내리 죽은 듯이 잤다. 밥도 안 먹고 잤다. 아기와 완전히 분리되어 세상 편하게 잤다.
거짓말처럼 상쾌하게 눈이 떠졌다. 인터넷에 산후 다이어트를 검색하면 출산하고 6개월 간 살을 빼지 못하면 전부 다 내 살이 되어버린다고 온통 겁을 준다. 두렵다. 결혼식 날 인생 최고로 날씬했던 수준으로는 안되더라도 딱 임신 직전만큼이라도 돌아가도 싶다. 문제는 시간이다. 그러기에는 잠이 너무나 모자랐다. 극한의 수면부족을 기본으로 하면서 육아에 살림에 체중감량까지 하는 건 생명을 쥐어짜는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