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의 바다에 들어 간 딸
율아,
엄마가 방금 난로에 고구마 구웠어.
따끈따끈 너무 맛있어.
먹으러 오렴.
엄마,
나중에 갈게.
난 지금 아이디어 바다에서 찾고 있어.
뭘 찾아?
네가 좋아하는 고구마 다 식어.
크림 올렸더니 레스토랑 크림 포테이토 보다 더 맛있어.
맛있는 거 먹으며 천천히 생각해봐.
그래도 이따가 갈게.
이야기가 생각나지 않아.
으~~~~ 괴로워!
p.s
2022년 1월 17일
작년부터 쓰던 글을 올해는 꼭 완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글 바다에서 유영하던 사춘기 딸과의 오늘 대화다.
그림 그리고, 글 쓰는 지금의 순간을 무엇이라 이름 붙이면 되냐고 물었더니,
'미래를 위한 시간'이라고 해달란다.
딸아이는 그림과 글을 쓰느라 코로나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무색할 정도로 방콕 생활을 즐긴다. 식사도 먹고 싶을 때 먹고, 마음껏 상상의 세계를 헤엄쳐 다닌다. 꼭 필요한 것 외에 1층과 2층 나와의 공간 분리가 어쩌면 서로의 일을 방해하지 않고 즐기는 창작자로서 모녀가 똑 닮았다.
'딸아이는 글 바다를 유영하며 무엇을 낚았을까?'
좋아하는 고구마도 마다하고
'아...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