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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글 만들기

딸아이의 홈 베이킹

매거진 ing: 매일 그날의 일기를 씁니다. 
순간마다 찍어 놓은 사진이 빛도 없이 과거로 사라지는 것이 아까워서 짧은 글과 함께 오늘을 기억하며 기록으로 남깁니다.


2022년 1월 19일

엄마 빵 먹고 싶어요.

모카빵 사줬는데 또 먹고 싶어? 우리 빵순이, 밀가루만 너무 많이 먹으면 안 되니까 빵은 한텀 쉬자. 

알았어요.


2022년 1월 20일

엄마, 집에 강력분 있어요?

조금 남은 게 있을 텐데.

엄마, 이스트는요?

서랍 열어보면 있어.

엄마 버터는요?

버터는 아직 안 샀는데, 오늘 마트 가면 사줄게.

알았어요.


잠시 후, 

주방으로 가보니 딸이 밀가루 반죽으로 링을 만들고 있었다.


뭐 하는 거야? 쿠키 만들게?

아니요, 베이글 만들어요. 마침 노 버터 레시피가 있더라고요.

레시피는 어디서 찾았어?

유튜브요. 맛있어 보이더라고.

그래? 엄마가 좀 도와줄까?

괜찮아, 거의 다 했어요.


그렇게 딸아이의 노 버터 베이글은 팔팔 끓는 냄비를 거쳐 구수한 냄새를 풍기며 오븐에서 완성됐다. 엄마인 내가 도와준 건 오븐이 자리를 옮겼기에 전기 연결해주고, 오븐 팬에 유산지를 깔아준 것이 전부다. 선생님은 유튜브님이시니... 유튜브를 잘 활용하고 있으니 유튜브 사용을 굳이 막지는 않는다.


엄마, 좀 짜요. 덜 부풀고, 왜 덜 부풀었지?

왜 그랬을 것 같아? 이스트는 어떻게 넣었어?

밀가루에 구멍 내서 넣고 섞었지.

요즘 같은 겨울엔 발효시간이 오래 걸려. 미지근한 물에 이스트를 녹여서 사용하면 더 잘 부풀 거야.

그래요? 그럼 내일 또 만들어 볼 거야.

그래도 엄마는 맛있다. 우리 딸이 만든 거라.


그렇게 딸아이의 첫 베이글 작품은 우리 뱃속으로 고이 간직하고 잠을 청한다. 

과연 딸아이는 내일도 베이글을 만들까?


딸아이의 첫 베이글 작품: 모양은 이래도 맛은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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