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작가님,
핫쵸코 드릴까요?

작가놀이: 초등학생 딸에게...

딸아이는 그림 그릴 때 가장 행복해 보인다
그런 딸을 보는 나도 행복하다

코로나 팬데믹 3차 대유행이 이어지고 있다. 집 밖에 다닐 수 없으니 꼼짝없이 방구석에 앉아 브런치에 머물며 다른 작가들의 글을 보기도 하고 내 글도 살피며 방구석 브런치 중이었다.


침대에서 핸드폰과 혼연일체가 된 아이.

학교도 갈 수 없고, 밖에 나가 놀기도 뭐하니 핀잔을 줄 수도 없다. 1년 가까이 지속된 코로나 핑계도 한계가 있는 건데, 노트북 앞에 앉아 E 학습터를 막 끝낸 딸아이를 보며 멍 때리고 있는데......


방구석 찰떡 놀이도 지쳤는지 스멀스멀 기어 나와 펜을 잡는다.

딸아이의 모습이 기특하여 뭐라도 해주고 싶은데 뭘 좋아하더라? 잠시 생각했다.


"작가님, 핫쵸코 드릴까요?"

"네"


딸아이의 대답은 간결했다. 연필을 쥔 오른손엔 힘이 들어가 있고, 어떻게 그릴까 고심하고 있는 터라 대답도 길게 할리 없다. 나는 "네. 핫쵸코 준비할게요" 대답하고 '따다다닥~' 가스불을 켜고 우유를 데웠다.


딸아이의 핫쵸코 한잔,

내가 마실 모카커피 한잔.


따뜻하게 데워진 핫쵸코는 넘실넘실 김이 피어오르고,

딸아이는 열심히 그림을 그린다. 


마치 오늘이 작품을 끝내야 하는 마감날인 것처럼.


딸아이는 그림 그릴 때 가장 행복해 보인다. 

그런 딸을 보는 나도 행복하다.

그림: 선율 / 사진:고경애

이 행복의 순간을 방구석 브런치에 담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

어느덧 일기장처럼 콘텐츠 쌓여가는 브런치 글을 보며 밥 안 먹어도 배부르다.

작가의 이전글 2020_고령 관광두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