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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작 Apr 08. 2022

파란하늘 빨간지구, 우리의 새로운 길

파란 하늘 빨간 지구, 조천호, 2019년


기후와 문명


생물학적으로 지금의 인류와 동일한 종인 '호모 사피엔스' 역사는 20  전부터 시작되지만, 문명이 탄생한 시기는 고작해야 1 년도 되지 않는다. 문명이 지성을 가진 인류가 만들어  필연적 결과라고 한다면, 문명 이전의   시간은 무엇으로 설명할  있을까? 저자는 문명이 '좋은 기후 조건을 만난 덕에 일어난 우연한 사건일 '이라고 설명한다.


기후변화 캠페인에서 가장 자주 만나는 생물종이 있다면 단연 '북극곰'이다. 우리는 배고픈 북극곰 가족을 보고 마음 아파한다. 그러나 기후변화는 '인류 문명' 근간을 흔드는 변화다. 저자는  증거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인류의 역사적인 사건은 모두 기후와 연관되어 있음을 과학적인 데이터로 설명해준다.


기후변화는 날씨의 변화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것의 변화' 말한다. 기후가 안정적이었던 '홀로세' 기간 동안 인류가 다른 동물종과 다르게   것이 있다면 '미래를 예측하는 '이었다. 예측 가능함은 인류가  지역에 정착하여 농사를 지을  있게 했고, 다음 해에 먹을 식량을 저장할  있게 했다. 그런 삶의 형태가 도시를 만들고 군대를 만들었다.


'기후변화'는 자연발생적으로 일어나는 변화를 말하지 않는다. '인간이 일으킨 기후변화'를 의미한다. 기후변화의 진짜 문제는 그것이 '인간'으로부터 시작되었고 바로 우리 '인류 문명'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는 데에 있다.


미래의 시나리오


우리가 기후변화 캠페인에서 '북극곰' 자주 만나게 되는 이유가 있다. 기후변화의 주요 지표  하나가 북극에서 사라지는 해빙(Sea Ice) 영역이기 때문이다. 기온이 높아져 해빙이 줄어들면 태양열 반사는 줄어들고 흡수는 늘어나 기온을  높인다. 해마다 해빙의 영역은 줄어들고 있고, 과학자들은 21세기 안에 북극의 여름철에 해빙이 사라지는 해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한다. 사라진 해빙은 지구 전역에 영향을 준다. 해수면을 높이고, 제트기류에 영향을 주어 우리나라를 포함한 중위도 지역의 날씨와 생태계를 변화시킨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협의체(IPCC) 5 보고서에서 기후변화 모형을 발표하여 온실가스를 줄이는 시나리오와 줄이지 않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안정된 기후에 균열을  것은 산업혁명 이후 자본주의 시스템 하에 자연을 무한 착취해왔던 인간의 활동이 원인이다.  미래가 아닌 바로 지금 기후변화의 영향이 시작되었음은 이미 과학적으로 논란의 여지가 없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언제나 불확실성을 가지지만, 지금의 기후변화로 인해 다가 올 미래의 모습은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달려 있다. 우리는 새로운 길로 가야 한다. '석기시대가 돌이 모자라서 끝난 것이 아닌 것처럼, 화석연료가 있어도 쓰지 않는 새로운 시대'로 말이다.



기후변화는 정의다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의 영향을 모든 사람이 비켜갈  없다는 점에서 평등하겠으나, 기후변화의 원인을 제공하지 않은 사람들이 가장  피해를 입는다는 점에서 사회정의의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 저자는 '5 대응, 기후변화 시대에 생존하기 위해'에서 기후변화와 사회적 불평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가장 많이 고통받는 사람들은 가난한 나라의 농민들, 해수면 상승으로 삶의 터전을 잃는 주민들이다. 기후변화는 빈곤을 심화시키고 분쟁을 일으키며 각종 사회문제를 낳는다.


때문에 저자는 '기후변화 적응은 같은 시대에 사는 사람 간의 정의를 구현하기 위한 정책'이라고 말한다. 단순히 과학기술로 '환경오염'에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인류가 세상에 존재하는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실제'하는 기후변화에 대해 과학적인 증거를 들어 설명하지만, 책 전반에 걸쳐서 인문학적인 비유와 성찰로 인류가 어디로 가야 할지 일러준다. 글에서 간절하고도 따뜻한 시선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이 책이 나왔던 2019년에 '기후변화'는 추상적인 개념으로 다가올 때였고, '미세먼지'는 매일의 우리 삶을 괴롭히는 구체적인 문제였다. 이제 막 기후변화 스터디를 시작했던 나에게 사람들은 대뜸 '미세먼지' 해결책을 물어보기 일쑤였는데, 마침 프레시안에 '미세먼지는 불량배라면 기후변화는 핵폭탄'이라는 제목의 조천호 원장님 인터뷰 기사가 실려 공유해주곤 했다. 지금 '기후변화'는 좀 더 우리 일상에 자연스럽게 사용되고 있는 것 같다. 그동안 시민사회의 기후변화 운동이나 정부의 정책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러나 아직은 우리가 올바른 미래를 택하고 있는지는 회의적이다. 인류는 이 위기에 잘 대응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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