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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작 May 02. 2022

자기신뢰, 자기 자신으로 우뚝 서라.



랄프 왈도 에머슨


'자기 신뢰'라는 책을 리뷰하기 전에 저자인 랄프 왈도 에머슨에 대해 소개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에머슨은 '미국 최초의 철학가'라고 불릴 만큼 미국의 정신적, 사상적 영향을 지대하게 끼친 인물이기 때문이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 월트 휘트먼, 루이자 메이 올콧 등 당대의 위대한 작가들은 물론이고, 니체가 쓴 '차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뿌리이기도 하며, 현재까지도 버락 오바마의 애독서로도 유명하다.


'초월주의' 혹은 '초절주의'라고 불리는 사상이 시작된 중심에 에머슨이 있었다. 초월주의는 미국이 산업혁명 이후 근대국가로 발전하는 시기에 일어난 사상운동으로, 한 개인이 순수하게 갖고 있는 지성과 영성의 잠재력을 믿고, 자신 안에 내재된 신을 발견하여 자유의지와 이성, 양심에 따라 스스로의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능력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체에게도 있으며 인간과 자연이 영적으로 교류한다는 것이 그의 통찰이었다. 이러한 에머슨의 철학은 이전 세대에 발전한 기계론적 우주물리법칙과 합리주의 등에 의심을 품고 발전했으며, 자유의지를 억압하는 종교제도와 도덕 법칙들에 도전했다.


에머슨은 목사였으나 교리와 형식에 집착하지 않고 자아 신뢰와 인간성 존중의 개인적 사상을 주장한다. 이러한 자유로운 입장을 교회는 받아들이지 못했고, 에머슨은 성직에서 물러난다. 그 후 유럽여행을 하며 존 스튜어트 밀, 새뮤얼 테일러 콜리지, 워즈워드 등을 만나 교류한다. 초절주의 클럽을 만들고 초절주의자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잡지를 만들어 활동하기도 하는 등 사상과 활동을 발전시켜나가던 중 강연을 묶어 책을 출판하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는다.



자기 자신을 믿어라.


'자기 신뢰'는 읽기에 결코 쉽지 않은 책이다. 어떤 부분은 너무 잘 읽히다가도 어떤 부분은 당시의 배경이나 예시로 든 내용들이 이해가 안 되기도 하고, 추상적인 서술은 얼른 와닿지 않기도 한다. 그러나 내가 이 책에 흥미를 느끼고 끝까지 읽은 이유는 내가 알고 있는 불교철학과 닮아있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붓다의 가르침이 바로 '자기 자신을 믿어라'였으니 말이다. 붓다의 유언 '자등명 법등명'이 바로 에머슨이 말하는 '외부에 의지하지 말고 스스로를 믿으라'는 말과 일치한다. 그래서 다소 난해한 개념과 부자연스러운 번역에도 에머슨의 메시지를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자기 자신'은 영원한 수수께끼인 것 같다. 모두들 자기 자신이면서도 자기 자신으로 살지 못하고 있고, 심지어 그게 무엇인지조차 모르니 말이다. 그래서 존재가 분명한 자기 자신을 믿는 것보다 존재하는지 알 수 없는 '신'을 믿는 것이 차라리 쉬운 것 같다. 에머슨은 '신'조차 자기 자신 안에서 발견하라고 말한다. 사람들의 마음 깊은 곳에 번쩍이며 지나가는 빛줄기를 발견하라는 것이다. 아무리 위대한 천재의 훌륭한 작품이라도 내가 자발적으로 느낀 느낌을 더 소중하게 믿고, 작품이 전하는 말을 들어야 한다. 우리 내부의 힘은 본래 새롭고, 그 때문에 인간은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 직접 해보아야만 알게 되는 것이다. 남의 말을 듣고 사회가 정한 것들을 따르는 행위는 우리 자신의 힘을 흩트린다.



자기 자신으로 우뚝 서라.


'자기 신뢰'의 다음 단계는 진정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결코 흔들림 없이! 사람들은 운명에 순응하며 살아간다. 어쩔 수 없다고 위안하면서 겁먹은 자신을 다독인다. 운명은 무엇일까? 거대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지구에 퇴적층이 쌓이듯이 우리의 운명은 자연의 역사이다. 인간은 스스로가 자연이면서 자연을 끌어당기는 존재다. 우리 스스로의 목적의식을 '중력의 당김처럼' 단단하게 해야 한다.


'자유의지'는 에머슨 사상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의지'는 만드는 자아다. 진리에 동참하는 자다. 모든 사람의 마음에 담겨 있는 '의지'가 바로 생각이다. 그 생각은 사람을 자유롭게 한다. 에머슨은 자연과 같은 수준으로 자기 주권을 보이라고 말한다. 그 주권은 우리 내부에서 생겨남을 알고, 자기 생각으로 자기 자신을 바로잡고 서는 사람이 기적을 일으킨다.




읽기도 어려웠지만, 요약하고 감상을 쓰기에도 어려웠다. 정리되지 않은 것이 더 많아서 반복해서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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