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상상력에 감사하며…
"죽은 자는 말이 없다."는 말은 지구상에 몇 안 되는 진리가 아닐까 싶다.
문상을 가거나 먼저 간 그들을 그리워하며 슬퍼할 때 나는 주제넘는 이런 말을 한다.
"30대 초반에 먼저 떠나간 친구가 있어요. 먼저 간 친구를 생각하면 그 친구는 자신의 임종을 함께한 우리들이 자신의 몫까지 행복하길 바라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한동안 즐겁게 지내려고 했던 거 같아요.
먼저 간 친구 덕분에 여전히 즐겁게 살고 있지만요.
잘 보내드리고 오세요."
물론 나의 친구는 자신이 먼저 간 것에 대해서 억울하고 우리들을 질투해 저주를 퍼붓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은 자는 말이 없기"때문에 나는 내가 생각하고 싶은데로 먼저 간 그들의 마음이 이럴 것이라 상상한다.
'살아 생전에 폭언과 폭행을 일삼았다는 아빠는 이승의 삶을 반성하고 자식들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젊은 나이에 먼저 간 친구는 자신이 미처 살아 내지 못한 삶을 우리들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즐기며 살기를...'
이승에서 난폭하고, 상처를 주었던 사람일지라도
'아마 지금은 다르게 생각할 거야'라고 상상하며 사는 것이 덜 억울하고 덜 분하고 마음이 덜 아플 것 같다.
그리고 나는 당신이 덜 아프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