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 이후, 나는 나를 찾고 있었다
오늘은 날이 흐렸다.
그런데 기분은 이상하게 가벼웠다.
이런 날엔 집에 있을 수도 있었지만, 그냥 카페에 왔다.
그 선택이 좋았다.
카페에 앉아 있으면, 고객들의 수다가 들린다.
예전엔 신경 쓰이던 소리였는데
이제는 가끔 나를 위로한다.
누군가의 일상, 별것 아닌 이야기들이
내 하루를 너무 조용하지 않게 만들어준다.
나는 날을 분석하는 걸 좋아한다.
날씨, 공간, 내 몸 상태, 마음의 결.
오늘은 ‘괜찮은 쪽’으로 기울어 있는 날이었다.
옷은 담백하게 입었다.
편한 옷. 설명이 필요 없는 옷.
대신 액세서리에 힘을 줬다.
반지, 팔찌, 이어링.
이상하게 목걸이에는 눈이 가지 않는다.
아마 나이가 든 걸지도 모르겠다.
과하지 않은 디자인.
두 겹, 세 겹 겹쳐도 부담 없는 것들.
너무 편해 보이지 않게,
그렇다고 애쓴 흔적도 남기지 않게.
이런 스타일이
내가 오래 찾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든다.
공황 이후 쉬는 시간 동안
나는 나를 잃은 게 아니라
천천히 찾아가고 있었던 것 같다.
4년이 지났고,
이제 2주 후면 5년째에 들어선다.
이제야 조금,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 것 같다.
흐린 날이었지만
오늘은 충분히 괜찮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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