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대화하며 쓴 글은 인문학이 아닌가

AI가 문장을 만들 수는 있어도, 삶의 책임까지 대신 써주지는 않는다

by 이나영

중앙일보 35면에 실린 ‘AI와 인문학의 패러독스’를 읽으며 마음이 오래 머물렀다.

AI가 인문학의 영역까지 넘보는 지금, 인간의 사유는 어디에 남는가라는 질문 앞에서다.


나는 오늘 이 글을 AI와의 대화를 거쳐 쓴다.

그렇다면 이 글은 생성형 AI 텍스트인가.

의미 없는 문장인가.

내가 직접 쓰지 않았기 때문에 가치가 없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AI는 문장을 제안했을 뿐이고, 질문을 던진 것도, 방향을 정한 것도, 이 글을 세상에 내놓기로 결정한 것도 나다.

AI는 펜이고, 책임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문장을 누가 타이핑했는지가 아니라, 그 생각을 누가 감당하느냐가 중요하다.


아이러니하게도 AI의 등장은 인문학을 위협하기보다, 오히려 시험대에 올려놓았다.

이 문장이 정말 삶에서 나왔는가, 아니면 그럴듯한 말의 조합인가를 더 냉정하게 묻게 한다.

AI는 경험하지 않는다. 상처도, 선택의 대가도 겪지 않는다.

그 빈자리를 채우는 건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그래서 나는 생각한다.

AI와 함께 쓴 글이 문제가 아니라,

아무 생각 없이 인간이 써온 글들이 이미 인문학을 위태롭게 해왔던 건 아닐까.


이 글은 혼자만의 독백이 아니다.

질문과 응답을 통해 사유를 정제한 기록이다.

소크라테스가 그랬듯, 인문학은 언제나 대화 속에서 자라왔다.


AI 시대의 인문학은 이렇게 살아남을 것이다.

더 정직해지고, 더 책임을 묻고, 더 삶 쪽으로 다가오는 방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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