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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즤즤베베 Jul 13. 2017

그래, 나도 엄마다 - 7

세상에 못 뚫는 건 없다 

"유두백반"

살다 살다 이런 단어는 처음 들어본다. 


오늘 저녁부터 갑자기 왼쪽 가슴이 딱딱해지면서

아프기 시작했다. 

아.. 드디어 젖몸살이 시작되는 건가...?

돌처럼 딱딱해진 젖을 아기에게 물리려고 하니

너무나 아픈 것이었다. 

그런데 유두 쪽에 하얀색 물사마귀 같은 것이 생겼다. 

어라.. 이건 뭐지?

이것 때문에 아기가 젖을 물때 쓰라리고 너무너무 아팠다..

너무 아파서 소리를 지를 정도였으니....


샤워하면서 따뜻한 물로

마사지를 했는데도 풀리지 않는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젖몸살엔 얼음찜질을 하란다..

그래서 또 얼음찜질을 했다..

하지만 나의 왼쪽 가슴은 돌덩이가 되어 갔다...


울었다..

너무 아파서 울었다. 

아기를 안으니 아기가 발로 가슴을 찰 때마다

너무 아파 울었다. 

내가 우니 아기는 울음을 멈췄다. 

나를 가만히 쳐다보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혼자 놀기 시작했다...


그렇게 아이를 재우고

유축을 해야겠다 싶어 유축을 하는데도

가슴은 너무나 아팠다...

눈물을 머금고 유축을 끝낸 후 

자기 전에 혹시 몰라 검색을 해봤다. 


'모유수유 유두'까지만 치니 

"유두백반"이란 생소한 단어가 나왔다. 

뭔가 촉이 왔다. 


사람들이 써놓은 글을 읽어보니

지금 딱 내 증상인 거다..


1. 기름진 음식을 먹었거나

2. 수유텀이 길거나

3. 수유자세가 안 좋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란다. 

이게 생김으로써 유선이 막혔고

그래서 가슴이 돌덩이처럼 딱딱해진 거고 아픈 거란다..


유레카!!


이 듣보잡인 것을 해결하기 위해 인터넷을 또 뒤졌다. 

막힌 유두를 뚫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가장 좋은 건 그 상태로 아기가 열심히 빨아줘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건 도저히 못하겠다..

너무 아프기 때문에....

여러 가지 방법 중,

그중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골라

알려준 대로 해봤다. 


어라... 뚫렸다...

때마침 아기가 밥 달라고 울기 시작했다. 

쓰라리고 아팠기 때문에 

겁은 났지만 그래도 아기가 젖을 물어야 완벽히 뚫어진다고 하니

심호흡을 하고 젖을 물려보았다. 


근데 하나도 아프지 않았다. 

아기는 맛있게 맘마를 먹기 시작했다. 

돌덩이처럼 딱딱해졌던 가슴도 풀어졌다...

세상에...

아기에게 엄마가 필요하듯

엄마에게도 아기가 필요했다. 


젖을 잘 물고 잠까지 잘 자는 아기가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 없다. 

아기 때문에 아팠는데, 

아기가 해결해 줬다. 


이렇게 오늘도

또 하나의 삶의 지혜를 배운다..



모든 걸 해결하고 나니..

얼큰한 라면이 당긴다. 

하지만 난... 모유수유해야 하기 때문에

꿈에서 먹는 걸로 하고

잠들어야겠다..


몇 시간 후 또 깨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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