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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즤즤베베 Jun 22. 2017

그래, 나도 엄마다 - 6

부모란 무엇일까?

처음엔 아기가 태어나고 그저 신기했다. 

눈코입귀 손가락 10개, 발가락 열개

팔, 다리 몸통, 머리카락까지..

콩알만 했던 녀석이 이 모든 것을 다 가지고 태어난 게 신기해서

맨날 쳐다봐도 질리지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모유 수유를 하는데

아이의 얼굴을 봤다. 

그러다 갑자기 눈물이 났다. 


이 작고 작은 아이가,

맨몸으로 세상에 나와 믿을 곳이라곤 부모밖에 없다는 게,

그리고 앞으로 살아가야 할 날들이 순탄치 않을 텐데

잘 살아야 할 텐데.. 하는 별별 생각 때문에 짠했다. 


왜 그런 짠한 마음이 들었을까?

이제 태어난 지 15일밖에 안된 아이가 뭘 안다고

나는 그렇게 눈물을 흘렸을까?


예전에 친구가

출산휴가를 끝내고 출근을 앞두고 있었는데

출근 전날 아이에게 모유를 먹이면서 그렇게 울었다고 한다. 

그 작은 아이를 놓고 나가야 한다는 게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그 이야길 들었을 당시 나는

상황은 이해가 갔지만, 마음에 딱 와 닿진 않았다. 

애를 놓고 멀리 가는 것도 아니고, 출퇴근하는 것뿐인데

뭐가 그렇게 슬플까.. 부모 없는 애들도 있는데,

그런 애들에 비하면 훨씬 좋은 환경이구만... 


근데 그 친구의 마음을 지금 나는 알게 됐다. 

왜 짠한지, 왜 안쓰러운지...

그게 뭔지 이제야 알았다. 


아이 잃은 사람들의 마음도 이제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얼마나 아플까.. 이건 아프다는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큰 고통일 것이다. 

아이를 낳은 엄마라면 지금 내가 하는 이야기가 무슨 말인지

이해할 것이라 생각된다. 


아이가 하루하루 커가는 것을 보면서

엄마 생각이 많이 났다. 

아이가 큰 다는 건, 엄마가 늙어간다는 것이다. 

엄마와 함께 하는 시간이 줄어간다는 것...

그것이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 


괜스레 눈물만 많아지는 것 같다. 

산후 우울증은 아니지만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니

그런 거 아닐까 싶다. 


시간 날 때 내 아이 한번 더 안아주고,

시간 날 때 우리 엄마와 시간을 같이 보내야겠다. 

후회하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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