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주 작가의 글을 읽고
말의 힘을 나는 믿는다. 말을 잘하고 싶지만 잘 못한다. 이목이 집중이 되면 얼어붙는다. 여러 사람 앞에서는 그렇다. 일대일은 괜찮다. 말을 배웠으니, 말은 하는데 발음이 샌다. 흥분하면 말도 빨라진다. 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말이 좋다. ‘이청득심’의 자세는 몇 년 전부터 사무실 책상 앞에 붙여 놓았다. 우선은 상대방의 말을 잘 듣는 것이 중요했다. 그럼에도 나는 상대방의 말을 듣기는 하는데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안 돼서 몇 번을 되물어 보았다. 그제야 그 말이었구나 한다. 남이 말을 잘 듣는 편이 아니라는 방증이다. 한번 말하면 그것을 각인하지 않는다. 보통은 하루 종일 이어폰을 달고 산다. 일할 때는 음악을 듣기 때문이다. 시끄러운 사람들의 말이 소음처럼 느껴져서 그렇다. 누가 불러도 그냥 지나쳐서 마음 상해하는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주변에 보면 말을 참 예쁘게 하는 사람이 드물지만, 꼭 있다. 그런 사람들은 뭐가 달라도 달라 보였다. 말 두어 마디 나눠보면 어떤 사람인지 대충 파악이 된다. 대화의 꽃이 피려면 말 잘하는 사람 하나 정도 껴있으면 그 자리가 재밌어진다. 듣는 것도 해보면 너무나 재밌다. 많이 말하지 않아도 남의 얘길 들어주면 나 자신이 뿌듯해진다는 사실을 몇 번 느꼈다. 그러나 말할 자리에서 듣기만 하면 이상해할 것이다. 말하면서 품격을 높여보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 어떻게 말해야 품격이 묻어 나올까. 고민이다. 책에 <난중일기>에서 이순신장군은 병사들과 자주 어울려 술을 마셨다고 한다. 병사들과의 술자리에서 마음을 터놓고 말을 하면서 수많은 정보와 전략을 구상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과 공감하며 힘든 병영생활을 이겨냈을 것이다. 이순신 장군의 위엄 있고 품격 있는 말이 병사들을 더 따르게 했을 것이다. 수병들의 하찮은 이야기도 귀담아들었던 장군을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가장 우선해야 할 것이 바로 듣는 것부터 이루어져야 한다. 듣기를 거부한다면 말하지 말아야 한다. 말의 품격이 그 사람을 높게도 보고 낮게도 만들기 때문에 말할 때는 신경을 써서 말하는 버릇을 길러야겠다. 말을 번지르르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 조금 생각하고 말하면 그렇게 될 거라고 믿는다. 말을 뱉어서 영영 돌이킬 수 없는 방향으로 겉잡을 수없이 흐르는 것을 다 경험했을 것이다, 말 한번 잘못하면 주워 담기가 제로에 가깝다. 말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 의외로 사람들의 귀는 밝다. 나는 음악을 들어서 귀가 먹었지만 조심해야 한다. 특히 직장인이라면 화장실에서는 대화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도청 장치가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웬만하면 화장실에서는 침묵하고 볼일만 보고 나와야 뒤탈이 없다. 눈치 없이 말을 거는 사람이 꼭 있다. 직장 생활을 오래 하면 신발 끄는 소리만 들어도 누가 누군지 다 안다. 문이 다 열려 있어도 조심해야 하는 곳이 화장실이다. 들은 말을 옮기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조심하기 바란다. 수화를 배워놓으면 좋겠지만 궁여지책으로 검지를 입술에 대고 다른 한적한 곳으로 나와서 말하자. 요즘은 주차장도 위험하다. 차가 선팅 때문에 안에 누가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차에는 분명히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고 행동하기 바란다. 남의 말을 귀담아듣고 말은 줄이고 진득한 모습을 보이면 품격은 올라갈 것이다. 책에서 “석사와 박사 위에 ‘밥사’라는 학위가 존재한다는 우스개가 있다. 때로는 상식과 지식보다 밥을 먹는 행위인 회식이 더 큰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같이 술을 마시면서 나누는 대화가 스트레스도 풀릴 때도 있고 되레 받을 때도 있다. 겸상하면서 대화는 무르익어간다. 할 말 못 할 말 이 오간다. 단합으로 가는 회식이 있지만 불협으로 치닫는 회식도 있다.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찍는 후배들이 있어서 곤혹스러울 때도 있다. 조심할 것이 참 많다. 돈도 써야 하고 여러 가지로 써야 할 것이 많다. 아무튼 각자의 위치에 맞는 말의 품격으로 회식을 참여하고 우정을 쌓기 바란다. 잘 들어주려고 애쓰면 마음을 얻을 수 있고 공감대가 형성되면 좋은 관계가 될 것이다. 책에서 “삶의 지혜는 종종 듣는 데서 비롯되고 삶의 후회는 대개 말하는 데서 비롯된다.”라고 했으니 잘 새겨듣기를 바란다. 말은 책에서처럼 귀소본능을 지닌다. 돌고 돌아 나한테 비수처럼 꽂히기 마련이다. 늘 명심하고 살아야겠다. 말수는 없지만 묵묵히 자기 일을 잘하는 사원이 좋다. 일을 말로 하는 사람을 수도 없이 봤다. 말하지 않아도 노는지 안 노는지 안다. 말은 곧 그 사람의 인품이나 마찬가지다. 말을 재수 없게 하는 사람이 있다. 남의 약점을 기묘하게 파고든다. 일부러라도 그렇게 못 하겠던데 대단한 능력의 소유자가 있다. 어디서 그런 것을 배웠는지 모르겠다. 나를 채우는 시간인 독서를 꾸준히 하다 보면 저절로 말은 없어지고 품격이 흘러나오리라 믿는다. ‘과언무환’은 말이 적으면 근심이 없다는 뜻이다. 말하지 않아도 이심전심으로 안다. 말해야 아는 것도 있지만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사람은 안다. 눈빛과 표정으로도 그 사람의 심리를 꿰뚫어 본다. 그런 경지에 이르려면 오랫동안 같이 동고동락해야 한다. 침묵한다고 바보가 아니다. 원래 말이 좀 없는 편이다. 그냥 웃음을 짓는 편이 좋다. 눈인사도 좋다. 가타부타 말을 하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술이 들어가면 말이 좀 많아진다. 늘 말조심하라고 말하는 잔소리꾼이 옆에 있기는 하지만 뜻대로 안 된다. 내가 말이 많지 않아서 말 많은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말이 많고 좋은 사람도 많다. 그럴 때는 말이 많다고 주의 정도는 주는 편이다. 가장 싫어하는 말의 형태는 같은 말의 반복을 싫어한다. 전에 했던 말은 되도록 안 하려고 나는 애쓴다. 그러나 말 많은 친구는 했던 말을 또 하고 또 한다. 내가 말한다고 고쳐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신경 안 쓴다. 책에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침묵이 가치는 늘 칭송돼 왔다고 전한다. “서양 경구 중에도 ‘웅변은 은, 침묵은 금’이라는 말이 있는 것을 보면 선인들의 생각은 동서양이 그리 다르지 않았던 모양이다.” 말을 잘하는 것도 타고난 능력이지만 말을 아끼는 것도 그 위에 있다는 사실이다. 말하지 않는 사람은 무섭다. 조바심이 나기도 하고 뭘 잘못했었나 생각이 들게 만든다. 침묵의 위력이 잔소리보다 크게 느껴진다. 뭐라 할 때가 분명히 되었는데 말하지 않으면 너무나 무섭다. 오히려 말하면 괜찮은데 말 한마디 없이 나를 노려보면 움찔한다. 말로써 상처받고 말로써 상처를 준다. 말에는 다양한 뉘앙스가 있다. 같은 말이라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상대가 느끼는 감정은 천차만별이다. 잘못 말하면 사과하기에 바쁘다. 나의 경우는 말해야 할 타이밍을 많이 놓치는 편이다. 쑥스러움을 많이 타다 보니까 버스정류장을 지나쳐도 내려달라는 말을 못 해서 한 정거장 지나간 적이 많다. 벨을 누르면 내리겠다는 신호다. 나만 아는 것인가. 발표나 연설에서 잠깐의 침묵이 사람을 집중하게 만든다. 무슨 말을 할까? 청중은 기대하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의 일화가 소개되어 있다. 책에서 “휴가를 의미하는 영어 단어 바캉스 vacance는 ‘텅 비어 있다’라는 뜻의 라틴어 바카티오 vacatio에서 유래했다. 바캉스는 무작정 노는 게 아니라 비워내는 일이며, 진정한 쉼은 우리의 어깨를 짓누르는 무언가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말 하나를 여기서 배운다. 그런 뜻인 줄 이제야 알았다. 공교롭게도 ‘텅 비어있다’의 ’텅‘은 혀가 아닌가 생각해 봤다. 침묵을 즐기면서 독서하는 바캉스야 말로 가장 최고의 여가가 아닌가 싶다. 세 치 혀를 잘못 놀렸다가는 망하기 마련이다. 혀를 잘 관리해야겠다. 말이든 뭐든 말이다. 말에는 깊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말을 꺼내기까지의 고민과 단어의 선택에 따라 긍정과 부정으로 나눠지기도 한다. 은근히 말속에 뼈가 있을 때가 있다. 글 또한 촌철살인의 글이 있듯이 말에도 칼이 숨겨져 있다. 그런 말을 들었을 때는 상처가 된다. 오히려 말하지 않는 편이 좋다. 듣기만 잘해도 사회생활 하는 데 큰 지장은 없다. 사실상 몇 마디 안 해도 살아가는 데 큰 불편이 없다. 상대도 나도 답답할 수 있지만 말실수는 경계해야 한다. 침묵시위가 위력을 발휘하는 것을 봐도 그렇고 묵비권 행사도 그렇다. 말이 너무 많으면 무슨 말을 했는지 잘 기억이 안 난다. 입이 아플 정도로 떠들어 봤자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언위심성‘ 말은 마음의 소리다. 책에서 “사람이 지닌 고유한 향기는 사람의 말에서 뿜어져 나온다.” 말에도 품격이 있고 사람도 향기가 있다. 그 사람만의 고유하고 품위 있는 말투가 사람을 존경하게 만든다. 나이가 들어서는 그렇게 말해야 한다. 쓸데없는 말은 줄이고 들어 줄 필요가 있다. 공손함과 예의를 갖춰서 말하면 안 들어줄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말 한마디로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천 냥 빚도 해결하고 전화 한 통화로 민원을 해결할 수도 있다. 말을 어떻게 하고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서 결과가 판이하게 바뀐다. 말을 잘하기 위한 책이 아니다. 책에서 “말과 글에는 사람의 됨됨이가 서려 있다.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에 사람의 품성이 드러난다. 말은 품성이다. 품성이 말하고 품성이 듣는 것이다. 격과 수준을 의미하는 한자 ‘품品’의 구조를 뜯어보면 흥미롭다. 입 ‘구口’가 세 개 모여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말이 쌓이고 쌓여 한 사람이 품성이 된다는 뜻이다. 사람의 체취, 사람이 지닌 고유한 ‘인향人香’은 분명 그 사람이 구사하는 말에서 뿜어져 나온다.” 말에는 책임이 따른다. 말을 함부로 하면 그만큼의 행동이 따라야 한다. 되도록 말한 것을 지키려고 애쓴다. 말은 씨가 된다. 말하는 대로 되는 것은 살아보니까 입증이 되었다. 흔히들 가수가 노랫말 따라간다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좋은 말과 긍정적인 말을 하면 좋겠다. ‘대언담담’ 큰 말은 힘이 있다. 담대한 말의 위력이 있고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도 있다. 타인의 말에 휘둘리기보다는 내면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말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 남의 지적이나 충고는 귀에 거슬리게 마련이다. 잘 듣고 고칠 것이 있으면 고치고 그렇지 않은 것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면 된다. 크게 마음먹고 크게 생각해야 한다. 소인배가 되면 안 된다. 책에서 “사마천이 쓴<<사기>><계명우기> 편에는 네 가지 사귐의 유형이 나온다. 첫째는 의리를 지키며 서로의 잘못을 바로잡아주는 친구 ‘외우畏友’, 둘째는 친밀한 마음을 나누면서 서로의 어려움을 도와주는 친구 ‘밀우密友’, 셋째는 즐거운 일을 나누면서 함께 어울리는 친구 ‘일우昵友’, 넷째는 평소 이익만 좇다가 나쁜 일이 생기면 책임을 떠넘기는 친구 ‘적우賊友’다.” 어떤 친구들이 곁에 있는지 생각하게 한다. 말의 품격은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다. 품격이 배어있으려면 독서를 추천한다. 독서는 많은 글을 읽게 된다. 그리고 그것을 해석하게 한다. 나름대로 자신만의 철학도 만들어진다. 많이 배울 수 있고 경험하지 않은 것도 경험하게 한다. 말하지 않아도 책을 들고 있으면 품격 있게 보인다. 나 또한 말의 품격이 없어서 이 책을 권한다. 말을 새처럼 하고 싶다. 높낮이도 있고 청량하다. 자연의 소리처럼 말하고 싶다. 꾸밈없이 있는 그대로 진솔하게 말하고 싶다. 내 말이 그대로 전해졌으면 한다. 내 말로 사람들이 다치지 않았으면 한다. 맑고 고운 소리로 바른말만 하고 살고 싶다. 욕하지 않고 운전하고 싶다. 말의 품격이 있다는 소리를 안 들어도 상관없다. 듣는 이로 하여금 품격 있게 느껴지기를 바란다. 듣는데 충실해지고 싶다. 그동안 많이 듣고 살지 않았다. 이청득심의 자세로 인생을 살고 싶다. 말을 아껴서 글로써 표현하고 싶다. 말이 참 길어졌다. 좋은 말을 책에서 인용한다. “나는 인간의 말이 나름의 귀소본능을 갖고 있다고 믿는다. 언어는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처럼, 태어난 곳으로 되돌아가려는 무의식적인 본능을 지니고 있다. 사람의 입에서 태어난 말은 입 밖으로 나오는 순간 그냥 흩어지지 않는다. 말을 내뱉은 사람의 귀와 몸으로 다시 스며든다.” 명심하고 살아가야겠다. 주워 담을 수 없는 말을 삼가야겠다. 존경하는 존대어를 되도록 써야 할 것 같다. 반말로 편하게 말하지 말아야겠다. 말속에 뼈 있는 말은 하지 말아야겠다. 할 말이 있다면 단어 선택을 잘해서 말해야겠다. 말투를 신경 써서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 대화해야겠다. 나부터 좋은 말을 써야겠다. 말보다는 실천하는 사람으로 인식되고 싶다. 말처럼 쉽지 않은 말의 품격이 장착되어 자연스럽게 새처럼 노래하듯 말하고 싶다. 말에 품격 있어 저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