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에세이
가게 문을 열고 싶으면 열고, 닫고 싶으면 닫고 내 맘이다.
1년 정도 되니 단골도 생겼다.
음반과 책을 맘대로 볼 수 있어서 행복하다.
중고 책은 주로 만화책이지만 어린이가 필수로 읽어야 할 백과사전이나 동화책 등등 구색을 맞춰놨다.
물론 성인들을 위한 소설 및 잡지 등 다양하다.
장르 불문이다.
음악도 클래식부터 헤비메탈까지 없는 게 없다고 자부하지만,
15평 남짓의 가게에 채우기란 그리 쉽지가 않았다.
황화동, 남소문, 선촌으로 발품을 팔아 물건을 들여놓았다.
지금도 시즌별로 구매해 오지만 재고가 많아서 올해는 물량을 늘리지는 않았다.
이 동네는 주로 초등생 자녀를 둔 30대 후반에서 40대 후반의 부모들이 많이 산다.
학교 보내고 동네 아주머니들이 책 보러 오거나
초등학생들이 학교 끝나고 학원에 가기 전에 여름이 보러 많이들 온다.
저녁에는 직장인들이 가끔 음반을 사러 온다.
오전에는 거의 사람이 없다.
음악을 듣는 게 일하는 거다.
책을 보는 게 일하는 거다.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사치를 누리고 산다.
저녁 무렵 직장인으로 보이는 한 손님이 방문했다.
양복 차림으로 키는 작았지만, 얼굴은 분위기 있어 보였다.
음반을 한참 고르더니 영화음반을 사 갔다
좋은 노래다.
손님이 간 후 들어보니 전주가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