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운세

음료 에세이

by 나비고

반차라 여유롭게 출근길에 나섰다.

날씨도 쾌청했다.

삼일 비 오고 이틀 맑았다.

미세먼지도 없다.

기분도 상쾌하고 시간도 있고 해서 수타벅스로 향했다.

공짜 기프티콘이라도 생겨야 가는 곳이지만 내 돈으로 아이스아메리카노 한잔하고 싶었다.

매장에서 커피 한 모금 하니 기분이 좋다.

편하게 인터넷 기사며 코코아톡이며 오늘의 운세를 보며 여유를 만끽했다.

오전 운세 점수가 55점이었다.

오후에는 새로운 인연을 만나니 옷차림에 신경 쓰라고 나왔다.

운세 따위는 믿지는 않지만, 점수가 낮아서 그런지 기분이 별로다.

시계를 보니 일어나야 할 시간이 되었다.

남은 아이스아메리카노를 가방에 넣었다.

가방이 불룩해졌다.

버스를 타기 위해선 아파트 공사 현장을 지나쳐야 한다.

위에는 거대한 타워크레인이 움직이고 있었다.

자고 일어나면 건물은 하루가 다르게 올라가고 있었다.

공사 현장 골목을 빠져나오는데 또 다른 현장이 나왔다.

인부 2명이 연장으로 땅바닥을 내리치고 있었다.

전날 비가 와서 그런지 흙탕물이 연장을 내려칠 때마다 사람들이 다니는 쪽으로 튀고 있었다.

여지없이 흙탕물이 가방이며 양복이며 열 군데 정도 콩알만 하게 튀어서 묻었다.

오염된 흙탕물을 말려서 회사에 가서 떨어낼까 하다가 가던 길을 뒤돌아서서 책임자로 보이는 인부가 있길래

자초지종을 얘기했다.

그는 건물 화장실로 인도하여 주었다.

화장지에 물을 묻혀서 튄 흙탕물을 닦았다.

많이 튄 것은 아니라서 희미하게 얼룩은 졌지만 쉽게 눈에 띄지는 않았다.

흰 양복이었으면 진짜 큰일 날뻔했다.

출근해서 자리에 앉았다.

먹다 남은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다 마시고 쓰레기통에 버렸다.

수타벅스 테이크아웃 잔에 녹색으로 그려진 마스코트가 얄밉게 웃고 있었다.

다음부터는 수타벅스에서 내 돈 주고 안 사 먹으리라 다짐했다.

퇴근 후에 기분전환 겸 음반이나 하나 사서 들어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