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공백 위에 글자를 새겨 박는다.
공기 사이 연기는 잘 보인다.
여기는 흡연금지구역, 자꾸만 자욱해지는 연기들에 의해 더욱 어지러워지는 공간이다.
공허함을 채우려 담뱃불을 붙이면 혼란해지기만 할 뿐
연기는 차마 공간의 부피를 채우진 못 한다.
우주 속 달 또한 모든 걸 밝힐 순 없듯이
채울 수 없는 공간은 필연적인 듯싶다.
허무하고도 허전한 세상과 시간 사이에서
글자를 내던지며 존재감을 확인하는 하룻밤 또한
담배 연기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내 마음은 분명 흡연금지구역인데,
혼자 생각에 잠겨 기나긴 밤을 지녔던 기억과
내일 없이 부대끼며 친구들과 놀던 기억이 공존해서
고독이 두렵고 찬란함이 두려워지는 흡연구역이 되어 버렸다.
하늘은 뭐가 그리 복잡해서 연기들을 내던지는 것일까.
내가 품고 있는 궁금증들을 던지듯이, 구름을 던져내는 것일까
답 없는 답을 계속 추궁하다가
지쳐 쓰러져 시간을 기다리는 요즘이다.
한없이 가벼워져 남 눈치도 안 보고 춤을 추는 하루가 있는 반면,
모든 게 심각해지고 신비로워지는 순간이 있다.
뭐 어떤가.
흡연금지구역도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닌가
그렇게 연기들을 휘저으며 바라보는 게 전부인 세상 속은 나만이 의미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난 현재 외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미 없는 짓을 하며 의미란 걸 창조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