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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쯤 생닭을 내놓는 사람들

by NABIway

반쯤 생닭을 내놓는 사람들


글이 미로를 헤매듯이 길고 복잡하다. 건더기마저 없다. 이런 경우는 독자의 시간과 감정을 낭비하게 할 뿐이다.


박사라고 하고 교수라고 하는데 그 글을 읽고 이해하려면 대단한 집중력이 요구된다. 글을 짧게 쓰고 문단을 잘게 나누어 주기만 해도 읽을 만할 텐데 글이 뒤범벅이다.


진흙 덩어리 같은 개론서들을 주교재로 읽으라며 마구 투척했던 옛 교수들은 제자들의 금쪽같은 시간을 흡혈한 빌런이었던 것이다. 제자들은 자기 독해력 부족인 양 자책했어야만 했다.


치킨 가게를 차려놓고서 털도 덜 뽑은 반쯤 생닭을 내놓는다면 당장 망할 것이다. 자기 글을 공개할라치면 스스로 먼저 공을 들어야 한다. 독자더러 공들여 읽으라고 하기 전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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