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게도, 나는 점집에서 암을 알았다

by 나다

웃기게도, 나는 점집에서 암을 알았다.

신점을 좋아하던 나는 지인의 추천으로 한 점집을 찾았다.

그 날 그 사람은 나에게 다짜고짜 건강검진을 받으라고 했다.

일어나서 나설때까지 말이다.

"지금 바로 받아봐요, 미루지 말고, 나중에 진짜 큰일 날 수 있어."

그 말이 협박처럼 들렸는지, 예언처럼 들렸는지는 모르겠다.

그저 그 순간엔 '건강을 확인하면 좋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을 키우는 동안 미뤄뒀던 일이기도 했다.


나는 두 아이의 엄마다.

아들이 둘이라고 하면 엄마가 살이 안찌는 이유라더라..

육아가 그렇든 매일이 전쟁처럼 바빴고,

휴식없는 하루하루로

매일 아침은 어제보다 더 피곤했다.

'남들도 다 이러고 살아. 육아는 원래 힘든거야.'


내 몸을 살필 틈이 없었다.

힘들면 약국에서 피로회복제를 사먹고

영양제를 먹고, 근육이 없나 하면서 단백질제를 입에 털었다.

아이 둘을 챙기고 나면 내 하루는 이미 끝나 있었다.

아파도, 피곤해도, 그냥 엄마니까.

엄마는 이런거야.

'우리 엄마 진짜 힘들었겠다...'


그런 와중에 건강검진이라니,

정말 오랜만이었다.

일을 그만두고 처음 간 건강검진이었나?

임신중에 검진 받은 것 말고는 처음이었던 거 같다.


별 생각 없이 갔고,

별일 없을 거라고 생각했고,

당연히 '멀쩡합니다~'라고 듣고 올 줄 알았던.

병원에서

"갑상선암이 의심됩니다."라는 말을 들었다.


.

.


돌아보면 참 이상한 시작이었다.

너무 뜬금없지 않나, 점집이라니

점집에서 시작된 병원행,

예고된 것처럼 찾아온 병.


하지만 그 시작이 어땠든,

그 이후의 길은 내가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이었다.

아이를 안고, 두려움을 숨기며,

숨죽여 스스로를 위로하며.


그 날 이후

나는 더욱 아이들이, 지금 나의 현실이 소중해졌다.

그리고 지금, 이렇게 조용히 글을 쓴다.

누군가에게는,

시작되는 이야기일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