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잠시 긴장이 풀릴 무렵, 내 이름이 호명되었다.
"나다님, 진료실 앞에서 기다려주세요."
엄마는 내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
"괞찮을 거야."
잠시 뒤, 진료실 문이 열렸다.
살짝 굳은 표정의 선생님이 차트를 들고 있었다.
"저번 검사 결과가 나왔는데요.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유두암입니다."
그 순간, 엄마는 짧게 탄식하여 내 손을 더 꽉 잡았다.
'아, 엄마가 슬퍼한다.'
다급히 엄마 손을 꽉 잡으며 엄마의 손등을 덮었다.
"괜찮아. 선생님, 갑상선암 중에서는 가장 좋은 거죠?"
내 질문에 선생님은 약간 당황한 듯 잠시 멈췄다.
"그렇습니다. 갑상선암 중에서는 예후가 가장 좋은 암입니다.
수술 없이 지켜보는 경우도 있지만, 나다님은 수술을 권해드립니다.
크기는 크지 않지만, 위치가 수술이 필요하다고 판단됩니다.
지금 의료 상황 때문에 최대한 빠르게 병원을 찾아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 이후 선생님이 무슨 말을 더 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궁금하신 것 있으실까요? 암에 대해서나 치료 방향에 대해서나.."
"아.. 아니요, 괜찮아요."
"그래요? 그런데 제가 '암'이라고 알려드린 분들 중 이렇게 힘찬 모습은 처음이네요."
"아.. 그래요?"
"네, 대부분 우시거나 말을 잃으시는데.. 예후가 좋은 암이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그렇게 나는 엄마와 함께 진료실을 나왔다.
나오자마자 외과로 향해 바로 과장님을 만나 수술 상담을 받았다.
하루 만에 현재 나의 상황, 암의 위치, 수술 방법까지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정신이 없는 와중에, 나는 오히려 엄마가 걱정되었다.
진료실에서도, 집에 오는 길에도 우리 엄마는 너무 위태로워 보였다.
"엄마, 괜찮아. 이거 수술만 하면 낫는 거지! 내가 다 찾아봤어. 이제 명의 찾아서 수술받으면 돼!"
"그래, 그래.. 우리 힘내자! 근데 .. 왜... 왜 나다한테 이런 일이 생겼을까? 그렇게 힘들게 살아왔는데..
왜... 이제야 좀 편안하게 사나 했더니.."
엄마가 울었다.
그제서야 억지로 웃고 있던 내 입꼬리가 내려가기 시작했다.
우리는 서로를 꼭 껴안고 울었다.
나는 진짜로 암환자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