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함께

by 나다

결과가 나오는 날은 목요일이었다.

하지만 성격이 급한 나는 화요일에 전화를 걸었다.

"혹시 결과가 빨리 나오진 않았을까요?"

"아직 안 나왔습니다."

짧은 대답이었지만, 마음은 더 조급해졌다.


화요일 저녁부터는 안달이 났다.

결국 수요일 아침, 아이들을 등원시키고 병원으로 달려갔다.


간호사분께 조심스럽게 물었다.

"혹시 제 결과 나왔을까요?"

"잠시만요.. 아.. 나왔네요. 오전 키오스크 접수는 마감이라..

창구에서 접수하고 오시면 보실 수 있어요. 빨리 접수하고 오세요."


먼가.. 내 결과가 어떻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원래 안 되는 건데.. 신이라도 있어서 도와주나.. 빨리 알 수 있게..

저번 세침검사 때부터 깍두기처럼 끼워져서 빨리빨리 처리되는 기분이었다.


나는 창구로 달려가 접수를 마쳤다.

그렇게 오전 진료 마지막 차례로 결과를 보게 되었다.


진료실 앞에서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엄마, 나 결과 나왔대."

"엄마 갈까?"

"아니야, 일단 혼자 듣을게. 듣고 나서 이야기해 줄게. 먼가.. 마음의 준비가 필요해 ㅎㅎ"

"그래... 언제든 불러. 엄마 기다리고 있을게."


전화를 끈고 병원 안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큰 병원이라 그런지 전시실도 있고, 성당도 있고 구경할 것들이 많았다.

무교였지만 신이 필요했던지.. 성당으로 발길이 이어졌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고요했다.

시끄럽고 어지러운 내 마음과 완전히 다른 고요함이었다.

가만히 가만히 십자가를 바라보았다.

먹먹했지만, 이상하게도 내 얼굴엔 미소가 번졌다.

내 버릇이었다. 힘들면 웃는 버릇.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진료 순서를 확인하러 다시 진료실 앞으로 갔다.

'아직이네..'

다시 배회하려던 차에 먼가 느낌이 이상해서

'휙' 돌아봤다.

거기엔 엄마가 있었다.


기둥 뒤로 엄마가 고개만 빼꼼히 내밀고 있었다.

서로를 마주하는 순간

엄마는 "악" 소리를 지르곤 숨어버렸다.


"엄마! 엄마? 엄마!"

기둥 뒤로 달려가니 엄마가 주저앉아있었다.

엄청 놀랬는지 눈물까지 맺혀있었다.

"아이고 아이고 놀래라!"

"엄마 여기서 뭐 해~ "

우리는 그렇게 한참을 기둥 뒤에서 울고 웃었다.


조금 전까지 무겁게 나를 누르던 긴장이 잠시 사라졌다.

그리고 내 차례가 오기를 기다리며, 엄마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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