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좌절버튼이 눌려졌다
아이 학교가 끝난 후 시작된 라이딩
3시 공부방
그리고 5시 놀이수업,
놀이수업 후 둘째 어린이집 라이딩
오늘은 주 1회 있는 놀이수업이 있는 날이다.
매주 그렇듯 나는 또 공부방이 끝나자마자 아이를 태워 센터로 향했다
센터 건물 주차장은 항상 좁고 만차였다.
아이를 낳고 운전을 하기 시작한 건 오롯이 아이 때문이었다
서울에 살 때도 서울중심가 좁은 골목골목을 누비며 아이 센터를 갈 수밖에 없었고
지금도 좁은 상가 주차장을 나는 비집고 들어갈 수밖에 없다
그래도 나름 무사고 운전자의 자부심이 있었는데,,
주차가능자리가 1대라고 쓰여있는 걸 봤을 때 알아봤어야 했는데,,
하,,
아래에서는 차가 올라오고 옆에 이중주차를 한 차를 사이에 두고 빠져나오다가
나는 주차장 벽에 차를 긁고 말았다
아차 싶었지만
이미 긁을 만큼 긁고 나온 후였다
순간, 아이에겐 “괜찮아”했지만 ,,,
나는 정말 전혀 괜찮지 않았다
그때부터였다
“지하 1층에 주차할걸, 그때 망설이지 말걸 “
“왜 옆 기둥을 못 봤을까, 내가 운전을 실수하다니,, ”
그렇게 시작된 자책이
“맨날 이렇게 라이딩하는 것도 힘든데 하 속상해 죽겠네 ”
“저거 수리하려면 얼마 들려나 ,,“
“아 저차는 왜 저기다 이중주차를 해대서 진짜”
“하 볼 때마다 짜증 날 거 같은데 ”
“안 그래도 센터비에 뭐에 나갈 돈은 산더미인데 차까지 짜증 나네.. “
꼬리에 꼬리를 물고 터지기 시작했다
그동안의 눌려있던 억울함 같은 게 막 올라오는 거 같았다
아마도 그 감정은 나에 대한 오래된 연민 같은 그 무언가 같았다.
1분 1초에 쫓기는 삶을 사는 것도 언제부터인가 힘들었고 나만 이리 힘든 거 같아 더더욱 지치는 어느 날이었다
그렇게 차사고로 인해 내 안에 무언가가 터졌다
시간을 거슬러 아이의 첫 센터 주차장은 아주 오래된 상가 건물로
입구부터 가파르고 비좁았으며 항상 차가 많아 이중주차를 해야만 했다
출발 전부터 나는 알 수 없는 긴장감을 안고 수업 시간보다 더 일찍 출발하려 종종 댔다.
그때부터였다, 아이와 동반할 때는 항상 긴장감을 안고 나섰던 거 같다.
이젠 어딜 가게 되면 주차 자체가 스트레스가 되기 시작했다
주차전쟁을 치를걸 알고도 전장에 나가는 전사의 마음 같은?
그래서 그냥 내 모든 상황을 원망도 했었고 다른 아이들, 엄마들과 비교도 많이 했다.
“다른 애들은 안 가도 되는 데를, 나는 왜 매주 이렇게 고생하며 다녀야 하는 걸까,”
“다른 애들은 집 앞 놀이터에서 놀 시간에 나만 매주 이러는 거 ,, 너무 피곤하다 “
“왜 나만 이렇게 힘든 걸까..”
정말 힘들 때는 나의 전생까지 운운하며 이유를 찾으려 들었다,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길래 이리 힘든 걸까
그때 알았다. 아이가 센터에 다닌다는 건 정말 엄마의 간절함이 있기에 가능하다는 걸,
큰 어려움 없이 잘 크는 아이를 키웠다면 이런 생활을 알필요도 없고
궁금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나의 아이는 아직도 도움이 필요하고 그렇기에 담담하게 그 스케줄을 감당할 뿐이다
아마 지금도 많은 엄마들은 유모차를 끌고,
운전하며 주차전쟁을 치르고 아이들을 위해 라이딩하고 있겠지,
오직 아이의 성장을 위해,
아이의 시간은 1분 1초가 아까우니 , 엄마를 갈아 넣어 아이를 키우는 것이다
나는 그 고됨을 정말 공감한다.
말 그대로 센터를 가기 위한 이동부터 힘든데, 가서도 아이 수업 전까지 대기실에서 사고 칠까 케어해야 하고
겨우 수업에 들여보내면 또 40분을 대기실서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상담까지, 이게 체력적인 면이나 정신적인 면에서도 굉장히 지치고 힘든 과정이다.
지금도 아직도 여전히 모든 게 쉽지 않으니 엄마의 노력은 정말 위대하다고 말하고 싶다
그래도 아이가 조금씩 성장하며 지금의 나도 그때의 나와는 많이 달라졌다.
그래서 응원하고 싶다 나와 같은 부모들을,
하루지나 하루씩 나아지고 있다는 걸,
그땐 그게 보이지 않지만 지금은 확실히 말할 수 있다.
다시 정신줄을 잡고 아이에겐 티를 안 내려 괜찮다를 반복하였지만
나의 눈은 계속 긁힌 차 옆면만 보게 된다.
그동안 많은 일들을 겪은 내가 고작 이런 일에 좌절감을 느끼다니..
아이를 어찌어찌 챙겨 수업에 들여보낸 후 혼자 커피를 사러 내려가며 중얼댄다
그 짧은 시간에 아이에게 짜증 아닌 짜증을 낸 거 같고
머릿속은 많은 생각들에 잠식당해 이미 멘털은 무너진 상황이었다
겨우겨우 감정을 눌러보려 다른 생각들을 해본다
“그래 다른 차 안 긁은 게 어디야 “
“그래 아무리 시간에 쫓겨도 이젠 급하게 운전하지 말고 진짜 안전운전을 하자 ”
“큰 액땜 했다 생각하자 이 정도로 별일 없는 게 어디니 “
“이런 일에 너무 감정을 쏟지 말자”
“의연해지자 ”
등등 되새기고 되새겨본다.
그렇게 나는 카페인을 섭취하고 하늘 한번 보고 긴 숨을 쉬어본다
감정은 쉽사리 평온해지진 않았지만
그래도 예전보다는 빨리 가라앉는 느낌이다
나 또한 감정을 누르는 것에 익숙해진 것일까?
엄마의 감정은 곧 아이에게 흘러간다
그러니 참아야 한다 , 다른 공기로 전환시켜야 한다 그렇게 나는 괜찮다 이 정도라 다행이다 되새이고 되새기며
내 짜증스러운 감정을 전환시켜 본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다 보면 정말 그런 거라고 믿게 되기도 한다
그렇게 감정을 다독이고 누르다 보니
한결 괜찮아졌다. 전보다 빨리 차분해졌다. 다행이다
수업이 끝나 해맑게 웃으며 나오는 아이를 보며 나 또한 웃어본다
감정을 빨리 추스른 나 자신에게 뿌듯하다
참나, 이젠 이런 걸로 뿌듯까지 하다니 ,, 하하
어이없어 헛웃음이 나지만,
예민하고 자극을 쉽게 받는 아이에겐 내 감정이 아주 큰 파도같이 느껴지니
나는 큰 바위처럼 항상 이 자리에 굳건하게 있어줘야 한다
그러니 내가 더 노력할 수밖에 ^^
그래 정말 다행이다
다른 의미를 부여할 이유도 없고 단순하게 생각하면 되는 것이다.
나를 둘러싼 일들을 엮어 굳이 나의 마음을 괴롭게 할 필요는 없다
잘하고 있다. 오늘도 이렇게 조금씩 나아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