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리 수필: 기토가 신금을 대하는 방식]
여름철 만남이란 쉽지 않다. 특히 식상(움직임, 표현)이 부족한 나로서는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가족들과의 만남은 고민하지 않는다. 서로 간의 특성을 파악할 일도, 긴장감을 갖지 않아도 되니까.
중식 테이블에 둘러앉았다. 한 달에 일정 금액을 모아 편하게 외식하고 있으니 걱정이나 불평은 없다. 그러나 개성이 강한 사람들이 모이면 사소한 트러블은 있기 마련이다. 문득 내뱉는 사소한 말 한마디가 감정적 동요를 일으키기도 한다.
"누나, 그 개목걸이 같은 목걸이는 뭔데?"
"개목걸이라니?
"...."
"말조심히 해라. 쿨한 나니까 넘어가는 거다"
딱히 기분 상하지는 않지만 거슬렸다. 신금 일간인 동생은 간혹 툭툭 내뱉는 말 때문에 내게 잔소리를 듣는다. 나는 동생의 성향을 잘 알고 있는 터라 툴툴대면서도 그냥 넘긴다. 단지 불필요한 말을 왜 하나 싶은 생각이 들 뿐. 그래서 명리 공부를 같이 하는 다소 금기운이 강한 친구에게 물었다.
(소피= 나)
"어떻게 생각해요?"
"역시 소피 씨는 융통성이 없네. 농담으로 넘겼어야죠"
"그래요? 나 같으면 굳이 말하지 않을 것 같은데.."
"정말? 난 안 어울리면 솔직하게 말해요"
"예쁘다고 칭찬할 수는 있지만, 그게 아니라면 상대방에게 말할 필요가 있을까"
신금(辛金)은 예리하고 세심하다. 또한 옳고 그림을 판단하는 기준이 명확하고, 일에 있어 완벽함을 추구한다. 어떤 상황이든 최선을 다하니, 선택적 상황에서 만족감이 높다. 다만 이러한 특성을 타인에게도 요구하니, 잔소리가 늘어나고 간섭하는 일이 많다. 타인의 실수를 두고 보지 못하니 갈등 상황을 만들 수 있다.
다소 융통성이 부족한 내 성향 때문이었나. 평소에도 진지한 게 결점이었던 내가 진정 웃어넘길 농담에 발끈한 건가. 같은 부모님 아래 자란 남매도 이리 다르다. 어떤 현상에 대해 각기 다른 생각을 품는 건 당연하다. 한 가지 분명 한 건 내가 괜찮다고 타인까지 괜찮길 바라는 건 무리다. 괜찮지 싶어도 아닐 때가 더 많다.
그러나 아는 것과 실천하는 건 다른 차원의 문제다. 상대가 나와 다르다는 걸 인정하면서도, 진정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그러니 '나는 너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라는 공감의 말을 함부로 내뱉어선 안된다. 말과 행동은 언제나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공자가 '행동한 뒤 말하라'라는 가르침을 남긴 연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니 군자가 아닌 나로서는 다른 선택지를 찾아야 한다. 그저 '왜 그런 말을 했을까'라는 원인 규명에 집중해 볼 수밖에. 답은 하나다. 기질이 다르니, 관점도 다른 것.
문득 목걸이를 보니, 새로운 국면이 보인다. 내 소중한 목걸이가 어째 개목걸이와 비슷한 듯도... 헛웃음이 난다. 허허. 괜히 개라는 단어에 꽂혀 발끈한 건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