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잡초는 없다.
팔순이 넘은 어르신이 9시 뉴스 인터뷰에서 이렇게 더운 날씨는 생전 처음 본다고 한다. 어느 지역에서는 40도가 넘고 전국이 폭염 경보로 뜨거운 하루다. 7월 초에 맞는 뜨거움은 나도 이전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날씨다. 아침부터 밖에 나가 일을 할라치면 습한 기운이 목까지 올라오고 반팔티는 벌써 반쯤은 땀으로 도배되었다. 오늘 하루도 힘들고 어려운 더위와 싸워야 할 듯하다.
"팀장님, 오늘 점심은 배달해서 드시는 것이 어떨까요? 날이 너무 더워서..."
11시가 다가오자 앞에 앉아 있는 직원이 살포시 눈치를 보며 말을 건넨다. 원래 회사 내에 구내식당이 있었는데 회사 증축으로 인해 구내식당을 이용할 수 없고 주변 식당을 이용한다. 때로는 점심 메뉴를 정하느라 고민을 하고 비가 오거나 눈이 오면 고민하는 시간이 길어진다. 회사 안에 구내식당이 있을 때는 상상할 수 없던 일들이 지금 일어나고 있다.
"그래. 그냥 도시락 시켜 먹자. 날도 덥고. 나가기도 귀찮으니."
"그럼 회사 앞에 있는 한솔 도시락에 주문하겠습니다. 12시까지 가져달라고 하겠습니다.
"그렇게 하고 서비스 있는지도 물어봐."
그 직원은 서비스란 말에 기우뚱하더니 배달앱을 열고 주문을 받는다. 날씨가 더워지니 고기 같은 무거운 음식보다는 냉면이나 콩국수 주문이 많다. 사람 마음은 모두 같을 것이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모든 식사를 구내식당을 이용했다. 생산라인이 있는 공장이다 보니 대기업에서 하는 식당과 계약을 맺고 운영을 한다. 복날이나 창립기념일 같은 날이면 특별 메뉴가 제공되기도 했다. 식사 시간에 따라 대기줄이 있기도 하지만 총무팀에서 미리 식사 시간을 배분해서 그리 길지 않게 기다리곤 했다. 가끔씩 구내식당이 없는 친구들에게 들어보면 점심식사 메뉴를 정하는 것이 제일 고민되며, 사무실이 많은 지역에서는 식사를 하기 위한 대기줄이 무척 길어 점심시간 대부분을 쓴다고 한다. 회사원들에게 점심시간 1시간은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시간으로 빠른 식사 후 휴식을 갖는 것이 하나의 행복이다.
대부분 구내식당에는 일주일치 메뉴가 공개된다. 회사 구내식당은 회사 게시판을 통해 그날그날 메뉴를 공지하고 있다.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는 시간을 줄여주고 황금 같은 점심시간에 여유를 부릴 시간을 구내식당은 우리에게 부여한다. 밥맛은 덤이며, 시끄러움은 즐거움이다. 작은 회사로 이직을 하니 회사 구내식당이 없는 것이 너무나 불편하게 느껴졌다. 내가 고르는 맛도 좋지만 누군가 정해서 주는 그 맛과 행복함이 이렇게 필요한지 그전에는 몰랐었다. 구내식당이 내게 주는 행복과 여유로움을 늘 즐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