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원영대 May 08. 2022

2시간 운행에 15분 휴식

삶에 잡초는 없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낀 샌드위치 연휴라 그런지 주말 외곽 순환 도로에는 차들이 많았다. 10시에 일산에서 약속이 있어 9시 20분쯤 집을 출발했다. 김포 톨게이트 부근이 많은 차들로 정체가 있었다. 김포 톨게이트에 도착하기 전에 무심코 도로 전광판에서 보여주는 광고판이 보였다. 


"2시간 운행에 15분 휴식은 필수입니다."


장거리 운행을 하는 기사분들을 위한 멘트로 보였다. 코로나로 인해 근래 2시간 이상을 운전한 기억이 없었다. 대부분 약속도 1시간 정도면 모두 닿을 수 있는 거리였고, 장거리는 시외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했다. 장거리를 운전하는 분들은 시간적인 부분으로 인해 휴식 없이 몇 시간을 운전하는 경우가 많다. 화물주가 원하는 시간에 맞추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달리곤 한다. 이런 위험을 없애기 위해 화물 운전자들은 반드시 2시간 운전을 하면 15분씩은 휴식을 해야 한다. 법으로 정해져 있다.




우리 삶도 이와 같은 휴식기가 필요하다. 어떤 직업에 종사하든지 휴식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시간이다. 전문가라 할지라도 매번, 매 순간 자신이 가진 전문성을 표현할 수는 없다. 그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지칠 것이며 때로는 번아웃이 생길 것이다. 가끔씩 성공한 기업인 일상이 언론이나 TV에 공개되기도 한다. 이런 사람들이 가진 특징은 1년 365일 모두 회사에 출근을 하고 일이 인생 목표가 되었다는 것이다. 과연 그것이 가능할까? 일에 몰두하기 위한 것이 아닌 습관적으로 나가는 것이 아닐까?


우리 삶도 주기적인 휴식기가 필요하다. 일부 기업이나 대학교에서는 안식년이란 제도가 있다. 일정 기간 동안 휴식기를 통해 자신이 가진 삶을 정리하고 또 다른 발전을 위한 시간을 갖는 것이다. 하지만 일반 사람들은 이러한 휴식기를 가질만한 여유가 없다. 돈을 벌어야 가족 생계가 유지되는 현실에서 휴식은 때론 사치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삶의 휴식기를 가져야 한다. 2시간이 넘게 운전을 하게 되면 몸에 무리가 오고 경우에 따라서는 어려운 상황에 부딪히게 된다. 15분이라는 휴식 시간은 좀 느리게 가더라도 안전하게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바쁜 세상에 앞만 보고 달려가는 우리에게 15분이라는 시간이 때로는 허비되고 낭비되는 시간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장거리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 그 인생을 좀 더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서 인생에서 15분의 휴식은 꼭 필요하다. 내 삶을 내가 운전할 수 있는 시간을 위해 그 작은 휴식은 금은보화보다 더 필요한 양식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