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잡고 싶은 가을날
김이 폴폴 오르는 따뜻한 커피,
얼음 아삭 씹히는 시원한 식혜.
음식의 식감은
뜨겁든지, 차갑든지 해야 맛이 있다.
미지근하게 식은 국물요리나
밍밍하게 온도가 올라간 막국수 국물은
먹기는 쉽지만 입맛이 땅기지는 않는다.
그런데 날씨는?
날씨만큼은 미지근한 게 좋지않나?
덥지도, 춥지도 않은 날씨.
우리가 봄, 가을을 사랑하는 이유일텐데..
에어컨 실외기 커버를 씌운지 이틀만에
보일러를 틀게 되다니
온탕에서 갑자기 냉탕으로
휘릭 옮겨진 기분이 든다
갑자기 싸늘해진 날씨에
미지근한 가을을 붙잡고 싶어진다.
가을이 냉담한 마음 품고 떠나지 않기를
마음 변하지 않고
오래도록 곁에 있기를...
가을아 ~
너 가고 나면 무서운 겨울이 온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