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 독서법
호기심 영역에 미세한 불이라도 들어온 상태인가? 그럼 건강한 상태로 회복 중인 것이다. 호기심 영역에 환하게 불이 켜져 당신의 밝은 미래만 볼 수 있을 때 당신도 꿈을 이룰 수 있다. 그런데 오해 없길 바란다. 밝은 빛이 있다고 어둠이 없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등잔 밑이 가장 어두운 것처럼 오히려 가장 밝은 빛 뒤가 가장 어둡다. 당신은 지금까지 그 어두운 부분만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에 호기심의 두려운 영역만 볼 수 있었던 것이다. 어둠에 익숙해지면 바로 앞에 있는 밝은 빛을 보지 못하게 되는 것처럼 가장 밝은 빛을 보고 있으면 어둠을 인식하지 못하게 된다. 어젯밤의 어둠을 기억하는가? 우리가 어젯밤의 어둠을 기억하지 못하는 이유는 나에게 큰 영향을 주지 못했기 때문에 그냥 지나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긍정적인 부분만 바라보며 그 부분만을 보강해 나간다면 이미 지나간 어둠은 아무것도 아니다. 성공과 실패가 종이 한 장 차이라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어디에 관점을 두느냐에 따라 인생은 180도 달라진다. 정해진 틀과 똑같은 삶만 살아가다 보면 진짜 호기심을 찾을 수 없게 된다.
난 우리나라에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은 많아도 예술가는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미술가를 꿈꾸는 학생은 명문대학으로 진학하기 위해 명문대학에 합격을 잘 시켜주는 입시학원에 간다. 이런 미술 입시학원은 매년 서울대, 홍익대 등 한국을 대표하는 대학들에 입학할 수 있는 비결을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기본 이상의 그림 실력을 가지고 있는 학생이라면 그 학원에서 가르쳐 준 대로만 열심히 하면 홍익대에 합격할 수 있다. 학생이 만약 선을 하나 그으면 선생님은 학생을 찾아와서 "여기에 선을 그으면 안 되고 여기에 선을 그어야지! 저기 그림 보이지? 보이는 대로 그리고 모르겠으면 물어봐. 내가 알려준 대로만 그리면 합격이니까 네 생각은 버리고 가르쳐주는 대로 해!" 그 결과 학생은 선생님이 가르쳐 준 대로 그림을 그리는 기계로 전락하게 된다. 여기에 의문을 가진 적이 있는가?
학생은 거기에 선을 그은 나름의 이유가 있지 않을까? 이때 선생님께서 "넌 어떤 생각으로 여기 선을 그었니? 너가 그렇게 표현한 의도가 궁금한데?"라고 질문을 해준다면 학생은 스스로 생각하게 될 것이다. 만약 의도를 가지고 선을 그었다면 그것에 대해 설명을 할 수 있을 것이고 아무 생각 없이 선을 그었다면 다음에 그림을 그리게 될 때는 선을 하나 그을 때마다 생각을 하고 이유를 담아서 그림을 그리게 될 것이다. 그러면 ~의 그림이 아닌 자신의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이렇게 자신의 생각을 담아서 같은 그림을 1,000장 이상 그릴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자신만의 기술을 터득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렇게 10,000장을 그리면 자신만의 시그니처를 만들 수 있게 될 것이다. 그 결과 이 학생은 홍익대에 입학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그 대신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이 아닌, 자신만의 철학을 담은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예술가는 될 수 있을 것이다. 연습을 미친 듯이 하다 보면 어느 정도 그림을 잘 그릴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예술가에게 필요한 건 그림을 잘 그리는 것보다 어떤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세상에 사진을 잘 찍는 사진작가는 많다. 그래서 이것저것 다 잘 찍는 사진작가는 오히려 눈에 띄지 않는다. 달팽이만 찍는 사진작가, 시든 꽃만 찍는 사진작가, 흑백 사진만 찍는 사진작가, 빈민가만 사진 찍는 작가, 새만 전문적으로 사진을 찍는 작가가 필요하다. 이런 사진작가들은 1~10년 동안 힘든 무명의 시간을 보내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의 철학을 세상이 이해할 수 있게 될 때 그 사람의 사진은 작품이 될 것이다.
자동차 사진을 전문으로 찍는 사진작가 백건우 씨는 모형자동차를 사서 집에서 혼자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연출할 수 있는 게 한계가 있어서 어느 순간부터 진짜 자동차를 찍게 되었다고 한다. 백건우 사진작가가 진짜 자동차를 찍고자 결심했던 나이는 19살이다. 19살 나이에 면허도 없고 차도 없었기 때문에 인터넷에 '사진 찍어드립니다'라는 글을 올리게 되었다. 올릴 때는 큰 생각 없이 글을 올렸다고 한다. 그런데 무심코 올린 글에 신기하게도 많은 사람들이 호응을 해준 결과,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빠르게 이 회사, 저 회사에서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그중 니콘코리아에서 연락이 와서 D850 카메라를 협찬해줬다고 한다.
"학교 끝나고 아이들이 다 나오잖아요. 앞에 하얀색 롤스로이스가 서 있었어요. 그 차 자체가 워낙 볼 수 없고 희귀한 차량이잖아요? 기사분이 오셔서 뒷문을 열어 주셨고 그거 타고 바로 갔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게 납니다." 첫 고급차를 찍고 나서 사진에 대한 추억보다는 차에 대한 추억이 제일 컸다고 한다. 백건우 학생은 전문적으로 사진을 배운 것 같지는 않았다. 대신 자동차에 대한 사랑과 자신만의 느낌으로 자동차를 찍고 싶다는 호기심으로 가득 차있었다고 생각한다. 그 결과 다양한 자동차 회사와 작업을 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부모님이 되게 싫어했다고 한다. "공부해야지 어디 가냐?" 그래서 몰래 나간 적도 많았다고 한다. 독서실 간다고 해놓고 자동차 행사장 가기도 하면서 부모님과는 최대한 마찰을 피하려고 했다고 한다. 난 이 부분이 안타깝다. 왜 학교 공부만 공부라고 생각을 할까? 사진작가에게 공부는 학교에 있지 않을 텐데 말이다. 대학에 가서 전문적으로 사진을 찍는 법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문성만 획득하다 보면 자신의 색깔로 사진을 찍는 게 두려워지지 않을까? 머리만 커진 결과 '이렇게 찍어도 되나?'라는 생각으로 사진 찍는 게 힘들어지지 않을까?
백건우 사진작가는 학업과 촬영을 동시에 해야 했다. 레인지로버 차량을 촬영했을 때는 야자실에 가방을 놓고 카메라만 몰래 챙겨 나와서 학교 앞에서 차를 타고 꽤 멀리 사진을 찍으러 갔다고 한다. 저녁때까지 촬영을 하고 다시 돌아와서 야자 하는 척하다가 밤 10시에 다시 나와서 "야자 하고 왔습니다."하고 다시 방에 들어가서 노트북으로 다시 작업을 했다고 한다. 열정이 대단하지 않은가? 호기심이 없다면 이런 행동을 할 수 있을까?
어리다고 무시받았던 적도 많았다고 한다. "어린놈이 뭘 안다고", "고3인데 이렇게 나오시면 안되죠." 등 학생이라는 신분의 선입견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꽤 있었다고 한다. 꽤가 아니라 너무 많다. "처음 시작할 때는 차주 분들이 정말 고마우신 분들이니깐 뭐라고 저한테 요구사항을 하셔도 최대한 맞춰 드렸던 거 같습니다." 이제는 자신의 색깔을 담기 위해 더 노력하고 있을 것이다.
"사진 크게 해상도 높은 걸로 달라고 하셔서 보내 드렸더니 거실에 붙이셔서 인증 샷까지 보내주셨는데, 받는 사람들한테 기억될 수 있으면 그게 좋은 사진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한 백건우 사진작가도 인물 사진은 심하게 못 찍는다고 한다. 친구들이 인물 사진을 찍어 달라고 요구를 많이 하는데 찍고 나면 "왜 이따위로 찍냐"라고 말한다고 한다. 난 굳이 인물사진까지 잘 찍을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죽어 있던 호기심을 살리는고 싶은가? 그럼 제대로 된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된다. 부모가 이런 질문을 던져줄 수 있으면 가장 좋겠지만 부모가 이런 질문을 던져주지 못한다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된다. 우리나라는 "학교에서 오늘 뭘 배웠니?"를 물어보지만 유대인들은 "학교에서 오늘 어떤 질문을 했니?"라고 물어보는 이유는 '오늘 배움을 통해 어떤 호기심이 생겼니?'를 일깨워주기 위함이다. '난 오늘 어떤 부분에 호기심을 느꼈지? 호기심을 느꼈는데 왜 질문을 하지 않았지?'라는 생각을 통해 스스로 호기심을 느낀 부분을 공부하면 된다. 지금 질문이 사라졌다면 '아 질문을 해야 되는구나!'를 먼저 깨닫자. 그리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기 위해 끊임없이 세상을 관찰하자.
"저도 이게 제 직업이 된다는 생각은 하고 싶지 않아요. 지금 하고 있는 건 지금 하고 있는 거고 나중에 또 무슨 일을 하고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최대한 여러 가지 일을 해 보는 게 좋은 거 같습니다." 백건우 사진작가도 직업이 아닌 호기심이 가는 대로 자연스럽게 공부를 했듯, 당신도 어떤 부분에서 호기심의 불이 켜지는지 먼저 찾아야 된다. 그런데 좋아하는 걸 찾게 된다면 '재밌게'가 아니라 '나답게' 했으면 한다. 그 이유는 재미만 추구하다 보면 가학적으로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좋은 걸 봤다고 해서 무조건 뇌가 반응하는 것은 아님을 기억하자. 부모들 중에는 '내가 널 위해서 이걸 해줬는데 넌 오늘 뭘 느꼈니? 그래서 어떻게 하면 될까?' 이렇게 접근하는 부모들이 많다. 봤기 때문에 이렇게 해야 된다고 주입시키면 안 된다. 사람마다 호기심을 느끼는 인풋과 아웃풋이 다르다. 누군가에게는 획기적인 호기심일 수 있지만 누군가는 그것을 본지도 모르고 지나갈 수 있다. 백건우 작가도 호기심을 유지한 채 사진을 먼저 찍기 시작했고 그 다음 사진 전공학과에 들어가서 더 전문적으로 배워서 사진의 끝을 본 다음에 다른 것을 시도해보고 싶다고 했다. 다른 사진이 됐든, 다른 일이 됐든, 어떤 사진을 찍든.
난 이게 배움의 자연스러운 순서라고 생각한다. 전문적으로 배워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호기심을 가지고 시작해서 최대한 즐기다가 다음 단계를 위해 배움이 필요해서 대학에 가든, 전문가한테 배우든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본다고 무조건 뇌가 반응하는 것이 아니다! 모두가 일론 머스크처럼 화성에 가기 위해 노력할 필요도 없고 백건우 사진작가처럼 사진작가가 될 필요 없으며 나처럼 작가가 될 필요도 없다. 모두가 같은 사물을 보더라도 각자 다른 생각, 다른 느낌, 다른 액션을 하기 때문에 다른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자신에게 반응을 주는 도구로 자신을 표현하면 된다. 단 정해진 틀만 생각하다 보면 정해진 것 이상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것만 기억해줬으면 한다.
본다 -> 뇌가 반응(O, X) -> 각자 다른 생각, 다른 느낌, 다른 액션 -> 다른 결과
호기심이 생기지 않으면 생각 단계까지 못 간다. 그러니 무조건 쑤셔 넣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생각을 청소한 뒤 '난 어떤 부분에 호기심을 느낄까?'를 찾고 난 뒤 제대로 된 공부를 했으면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제대로 청소를 해야 된다.
돈이 없어서? 집이 가난해서? 카메라가 없어서? 자동차가 없어서? 면허가 없어서? 지금까지 꿈을 이루지 못했다고 생각을 하는가? 그 빗살 좋은 핑곗거리를 버리지 못한다면 절대 호기심을 꽃피울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