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꿈꾸면 안 되는 상, 노벨문학상?

호기심 공부법

by 스피커 안작가

한국인 중에 노벨문학상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나올 수 있을까? 다행스럽게도 한국인 중에서 유일하게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이 있긴 있다. 그 인물은 바로 고은 작가다. 그런데 당신은 고은 작가를 아는가? 아이러니하게도 정작 국내에서는 고은 작가를 아는 사람이 없다.


당신은 한국인이 노벨문학상을 받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어떻게 생각을 할까? ‘우리나라의 언어 특성상 번역할 때의 의미 축소’가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되었다. 그런데 난 이 이유가 합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유치원 때부터 대학생 때까지 20년 가까이 영어를 배운다. 그렇다면 작가가 직접 글을 영어로 쓰면 되지 않을까?


그다음으로는 ‘우리나라의 지원 부족’, ‘노벨문학상에 대한 우리 국민의 관심 부족’이 그 뒤를 이었다.


한국 사람들은 한국 작가 수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10명 중 6명은 작가들의 수준이 높다라고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웃긴 현실은 “노벨문학상을 수상할 만한 한국 작가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모른다’가 62%, ‘없다’가 34%로 나왔다. 문학 수준은 높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노벨문학상을 받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나마 노벨문학상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은 인물로 고은, 김소월, 윤동주, 염상섭 등이 거론되었는데 안타까운 건 고은 작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작고한 작가들이었다.


그렇다면 외국 사람들은 한국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어떻게 생각을 할까? 미국의 시사교양지 뉴요커에 문학평론가 마이틸리 리오가 한국 문학의 노벨문학상 수상 가능성을 다룬 칼럼에서 “한국인은 책은 읽지 않으면서 노벨상만 바란다”라고 지적했다.


나도 리오랑 비슷하게 생각한다. 한국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나오기 위해서는 문학 소비자가 필요하다. 글을 아무리 잘 쓰는 작가가 있어도 출판사의 선택을 받지 못하거나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하게 된다면 문학 작가의 수입은 0이 된다. 그런데 한국인이 하루에 평균 6분밖에 독서를 하지 않기 때문에 출판사 입장에서는 문학성이 뛰어난 책보다는 ‘하루 6분의 독서’의 선택을 받기 위해 시사적으로 이슈가 있거나 인기 있는 작가의 책만 출판을 하려고 한다. 그 결과 실력 있는 작가들이 빛을 보지 못하게 된다.


만약 ‘하루 6분 독서’에서 ‘하루 30분 독서’ 정도만이라도 문학을 소비하는 층이 넓어진다면 출판사도 다양한 작가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게 될 것이다. 그럼 지금 보다는 조금 더 다양한 문학이 한국에 존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문학 소비가 이루어져야 되는 이유는 우리가 영화, 음악을 불법으로 다운로드하면 안 되는 이유와 똑같다. 자신이 좋아하는 감독이나 뮤지션의 그다음 곡을 듣기 원한다면 제대로 된 가치투자를 해줘야 수입이 발생해서 다음 작업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계속 만들다 보면 수준 높은 영화, 음악을 만들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는 것처럼 글도 계속 쓸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때 더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다.


마지막으로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나오기 힘든 이유로 우리나라의 획일적인 교육으로 인해 독서가 자신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한 도구가 아닌 입시나 논술을 충족시키기 위한 학습으로 전락해 버렸기 때문이다. 그 결과 10년 넘게 자신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한 깊이 있는 독서를 하지 못하고 틀에 박힌 획일적인 독서만 하게 된다. 그 결과 20대가 되었다고 갑자기 문학 책이 손에 잡히겠는가?


결국 호기심이 사라진 사회에서 작가도 비슷한 글, 배운 대로 글을 쓸 수밖에 없게 된다. 그러면 자신의 글에 자신의 철학을 담지 못하게 된다. 결국 노벨문학상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자신의 글에 자신만의 컬러가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노벨문학상은 아니지만 노벨문학상, 프랑스 공쿠르 문학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의 하나인 맨부커상을 <채식주의자>로 한강 작가가 수상한 적은 있다. 한강 작가는 2016년 5월 16일 아시아인 최초이자 최연소로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받게 된다. 그런데 <채식주의자> 책은 한국에서 2007년 발간 되었다. 그런데 국내에서 10년 동안 팔린 부수보다 2016년 상을 수상하고 삼일 동안 10년보다 더 많은 책이 팔렸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런 사회 구조에서 노벨문학상을 받을 수 있는 존재는 절대 탄생할 수 없는 것일까? 난 그래도 ‘가능하다’라고 말하고 싶다. 모두가 끝났다고 생각을 했을 때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있사옵니다”라는 말과 함께 전쟁을 포기하지 않았던 이순신 장군처럼 문학 불모지인 한국에서 자신의 가능성과 호기심의 힘을 믿고 달려가는 인물이 있다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사회가 99% 망해도 늘 1%가 세상을 바뀐 것처럼 말이다.


몇 년 전 한 강연장에서 “전 노벨평화상을 받는 게 목표입니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때 내 이야기를 들었던 한 청년은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어떻게 그런 꿈을 꿀 수 있죠? 그런 꿈을 꾼다는 생각조차 못했는데, 나보다 더 미친놈이 여기 있었네요!”


그 청년은 박상준 작가다. 나의 이야기에 그는 호기심을 느꼈고 내 꿈을 불가능한 일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 결과 박상준 작가의 인생에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나는 노벨문학상을 받는 작가가 될 것이다.” 나는 나보다 박상준 작가가 먼저 노벨문학상을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 박상준 작가는 군대에 있는 22개월 동안 단 하루도 빠짐없이 일기를 썼으며, 지금까지 약 1만 권의 책을 읽었다고 한다. 그리고 글쓰기 공모전에 3~4년 동안 평균적으로 매달 20~30개 정도 도전을 했다고 한다. 공모전에만 1,000번 넘게 도전을 한 것이다. 그 결과 45개의 상을 수상할 수 있게 되었고 그중 몇 가지만 이야기를 하면 <단편소설 부문 신인문학상 당선>, <드라마 부문 신인문학상 당선>, <수필부문 신인문학상 당선>, <시 부문 신인문학상 당선>, <2019 대한민국 환경문학대상 대상 수상>, <2019년 대한민국 인재상(청년부문) 수상> 등을 수상했다.


박상준 작가가 제일 글을 많이 쓴 날은 하루 11시간 쓴 날도 있다고 한다. 그는 지금도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글을 쓰고 있다. 박상준 작가는 이런 말을 했다. "꿈이 있고 없고는 많은 차이를 가져다주는 것 같아요. 꿈을 꾸고, 그에 맞는 목표를 세우고, 꾸준하게 나아가는 어쩌면 자연스러운 과정을 통해서 5년 전에 꿈꾸던 5년 후의 모습을, 10년 전에 꿈꾸던 10년 후의 모습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되더라고요. 2017년도부터 매년 1월 1일이 되면 저 자신을 이끌어갈 1년간의 선서문을 발표해 왔어요. 2021년에는 '더불어', '함께'와 '같이'에 가치를 두는 한 해로 반드시 만들어볼게요ㅎㅎ”


2020년에는 안타깝게도 박상준 작가는 노벨문학상 후보에도 거론되지 못했다. 그런데 2020년 노벨문학상이 발표되던 날 자신을 인정해주지 않던 아버지로부터 이런 연락을 받았고 한다. “네가 지금 하는 노력이라면 가능할 거라(노벨문학상) 믿는다. 노력은 행동하는 자를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는 네 좌우명대로 행동해줘서 고맙다.” 사실 박상준 작가는 아버지의 권유로 일기 쓰기를 시작했다고 한다.


난 언젠가 박상준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때 나를 모른 척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장문의 글을 남긴다. 그리고 수상 소감 때 꼭 나를

거론해주길 바란다.


“다른 무엇보다 가족의 응원과 격려가 가장 큰 힘이 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아버지의 바람대로, 제 꿈대로 꼭 노벨문학상도, 강연을 통해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정말 기분 좋은 오늘입니다. 사랑해요 아빠.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사실 아버지의 일기 쓰기 권유와 주옥같은 좋은 말씀들, 솔선수범하며 보여주신 모습들 덕분이라는 걸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나는 박상준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겠다”라는 꿈 대신, “노벨문학상을 받은 박상준 작가”라는 마음으로 이미 받았다는 생각을 가지고 매 순간을 살았으면 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노벨문학상을 받고 있는 자신을 마주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박상준 작가뿐만 아니라 꿈이 있는 모두가 이렇게 생각하며 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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