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작가의 삶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피커 안작가 Feb 27. 2024

첫 번째 책 계약 당시 출판사 대표한테 들었던 말


인도여행 중일 때 하나의 문자를 받았어요.


"왜 이렇게 전화를 안 받아요? 출판사에 투고한 사람 맞아요?"


약 1,000군데 거절을 당했기에, 


'내가 무슨 작가야. 그럼 그렇지'라고 생각하며 마음 편하게


인도를 여행하던 중 받은 문자다. 


"제가 외국에 있어서 전화를 차단해 놔서 못 받았네요."


언제 한국에 오느냐며, 한국에 오게 되면 얼굴 좀 보자고 하는 대표.


작가가 지방에 있는 경우 보통 만나지 않고 


우편으로 계약서를 주고받는다고 한다. 


그런데 굳이 얼굴을 꼭 보고 이야기를 하고 싶다며,


중간 지점에서 만나자고 제안하는 출판사 대표님.


나는 부산시, 대표는 세종시.


중간 지점이면 대구쯤 아닐까?


분명 중간지점이라고 했었던 것 같은데,


우리의 약속 장소는 대전역.


나는 2시간, 대표는 20분 걸리는 거리였지만


내가 먼저 도착해서 대표를 기다렸다.


부산에 있는 나를 대전까지 불러서 했던 말.


“제가 계약해주지 않으면 작가 아니잖아요?


그러니 작가라도 부르지는 않을게요.


뭐, 강연한다고 했던 것 같은데 맞죠?



그럼 안강사라고 부를게요.


안강사, 기분 나쁘게 듣지 마요.


솔직히 글을 잘 쓰지는 않아요.


(솔직히 정말 기분 나빴지만 괜찮은 척하느라 힘들었음!!!)



그런데, 안강사의 글에는 울림이 있어요.


그 울림으로 인해 계약하지 않으면 죄짓는 것 같아서


계약해야 할 것 같네요.



솔직히 많이 안 팔릴 것 같지만, 한 번 해봅시다.


제가 만든 책이지만 책으로 나오면


꼭 제가 구매해서 주변 청년들에게 나눠주겠습니다. “라고


출판사 대표님께서 말씀해주셨다.


기분은 나쁘지만 그래도 계약해 준다고 하니


짧은 시간에 지옥과 천국을 모두 다녀온 기분.


출판사 대표님 믿음대로 책은 뭐…ㅋㅋㅋ



하지만 내가 깨달은 사실이 있다.



1️⃣ 잘 쓴 글도 중요하지만 내 경험이 가치가 있구나


2️⃣ 계약이 너무 안 되어서 중간에 포기하려고 했었는데


될 때까지 포기만 하지 않는다면 계약할 수 있구나


3️⃣ 대한민국에 출판사가 더럽게 많구나



대부분 책 계약에 실패하는 이유는


글을 잘 못 쓰는 경우도 있지만 자기와 결이 맞는 출판사를


찾지 못해서 그럴 수도 있다는 것.



나는 여전히 글을 잘 못 쓴다.


하지만 내 생각과 내 경험이 흔적도 없이 사리지는 게


싫어서 오늘도 또 글을 쓴다.



일단 쓰자.


그리고 쓰다 보면 몇 가지 주제가 나온다.


그 뒤로부터는 주제별로 모아서 쓰면 책내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