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에만 둥둥 떠다니는 생각들

글쓰기 #9 일머리 문해력을 읽고

by 글로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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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난아기들은 돌 무렵이 되면 옹알이를 거쳐 말을 배우기 시작하다. 가장 처음 하는 말의 대부분이 엄마라는 단어이다. 엄마를 말하기까지 수만 번을 듣고 입 밖으로 내뱉는다. 많이 들어야 말을 할 수 있다. 어릴 적 부모의 양육태도에 따라 아이들의 언어 습관이 달라진다는 것도 그 이유일테다. 다섯 살 조카는 남자아이임에도 말이 빨랐다. 말도 많고 웬만한 초등 고학년 아이만큼 말도 잘한다. 시시콜콜 질문도 많고 말도 많은 올케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을 테다.


나는 학창 시절에 말이 많지 않았다. 있는 듯 없는 듯 그렇게 학교를 오갔다. 집에서도 조용한 편이었다. 반면 머릿속에는 생각이 많았다. 하나의 생각을 하면 또 다른 생각으로 이어지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각이 이어졌다. 지구를 일곱, 열 바퀴 돌 정도로 생각이 많았다. 문제는 늘 머릿속으로만 생각한다는 것이다. 친구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머릿속에선 시원하게 할 말을 쏟아내지만, 입밖으론 10분의 1, 100분의 1도 안 되는 말만 뱉어냈다. 요구사항이 있어도, 당연히 말할 수 있는 것들도 입 밖으로 잘 내뱉지 못했다.


그 당시에는 성격이 소심해서, 타고난 기질이 그래서 그렇다고 생각했다. 사회생활을 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생각을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일상이 힘든 적이 많았다. 왜 나는 말하지 못하는가에 대해 늘 자책하고 한심한 나를 탓했다. 글을 쓰면서 알게 됐다. 타고난 기질이 아니라는 것을. 머릿속에 있는 것을 머리 밖으로 꺼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들을 글자에 담아 주저리주저리 털어놓았다. 그렇게 반복하자 변화가 일어났다. 전보다 쉽게 말할 수 있게 됐다. 내가 가진 생각들을 조금 더 잘 표현하게 됐다. 덜 버벅 거리고 조금 더 수월하게 전달하는 내 모습을 보게 됐다.


"생각의 언어화는 생각한 내용을 소통하기 위한 언어적 표현을 말하는 게 아니다. 머릿속에 드는 생각과 느낌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 언어로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해 언어로 생각하는 습관이다." 머릿속에만 담아두면 붕붕 떠나닌다. 잡을 수 없다. 완전한 문장으로 표현했을 때 생각이 명확해진다. 점점 구체화되고 실현될 수 있다. 이젠 주저리주저리 늘어놓는 글이 아닌, 논리적이고 명확한 글을 쓰고 싶다. 그러기 위해 하루하루 연습하고 있다. 제대로 읽고, 깊게 생각하고, 그리고 완전한 문장으로 표현하는 것. 언어로 생각하는 습관을 가지기 위해 머릿속에만 담아두거나 단어로 띄엄띄엄 말하는 일상의 습관들을 하나하나 고쳐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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