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도모 Oct 01. 2021

김민섭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

저자: 김민섭 출판창비교육발매 2021.06.25.

저는 인싸입니다. 


이 말을 제외하고는 다 있는 책 같다. 신기하다. 자신이 인싸라는 걸 단어 한 마디 내뱉지 않고 어떻게 이렇게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싶다. 부러워서 그런다. 부럽다. 나는 유독 단단해보이는 사람에 대한 경외감과 질투심이 있다. 책 내내 이렇게 단단한 인싸에 대해 부러워하면서 읽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늘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야 하고 사회적인 규범 안에서 지내는 것이 사람이라는 생물의 자연적인 위치이고 의무라는 저 말을 우리는 텍스트로 배운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가족, 친구, 학교를 통해서 세상과 연결됨을 배워나간다. 하지만 작가는 '대학 공부가 사회와 연결할 수 없음을 깨닷고 대학을 박차고 나온 경험을 고백하면서 자신의 글을 시작했다고 한다. 적어도 작가에게는 사회와의 연결을 간절히 원하게 되는 공허함이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 작가의 인기를 보면 그 공험함이 작가만의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누군가와 연결된다는 건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한 발 더 내딛고 한 번 더 말하는 일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리고 쉽게 생각한다. 생각을 하고 의견을 전하고 한 발을 내딛는 행위는 그저 밥을 먹듯 자연스러운거라고 생각하니까. 하지만 대부분의 우리는 카메라 앞에만 서면 카메라 울렁증이라는게 생긴다. 아니다. 원래 해본적이 없어서 그런거다. 울렁증은 많이 서본 사람이 어느 순간 - 잘 하고 있다가 - 부담을 느끼면서 얻어야 하는 것이다. 보통은 그냥 안해봐서 그런 거라고 생각한다. 


꼰대 같은 말이다. 안해봐서 그렇다니. 하지만 해본 적이 없는데 그걸 잘 하는지 못하는지 우린 모른다. 그래서 한 발을 내딛고 먼저 다가가는 일이 사람에게는 필요하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지만, 동물이 사람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용기다. 용기가 없으면 사회적 동물이라는 카테고리가 안에 있을 뿐이다. 작가는 그런 의미에서 사람이 되기 위해 한발을 내딛고 있는 과정을 따스한 문제로 보여준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에는 소시민적인 배려가 가득하다. 저 사람도 나처럼, 누군가도 누군가처럼 세상을 대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그냥 그런 기본적인 배려로 가득하다. 거기에 용기를 좀 더하니 작가는 세상 인싸가 되어버렸다.


헌혈을 그만큼이나 하고, 이름이 같은 사람을 찾고, 삶에 나타난 어려움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또 누군가와 같은 시간을 맞춰서 달릴 수 있는 사람. 셀럽은 아니다. 연예인도 아니고. 하지만 인싸는 맞다. 흔히 말하는 그 인싸. 어딘가에 있는 원 안에 들어간 것이 아니라 자신을 중심으로 원을 만든다. 그러니 인싸일 수 밖에. 그리고 작가 옆에는 자신의 원을 찾는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간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그 말은 여기서 완성이 되는 걸 느꼈다.


내가 접한 김민섭 작가의 두 번째 글이었다. 7명의 작가가 쓴 글에서 작가분들이 궁금해져서 처음에 있는 이름부터 책을 골라가면서 읽자고 결심했다.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이 아직 세 권이 더 있다. 발간 순서와 상관 없이 편하게 읽을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박소연 <승진의 정석> 외 1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