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쓴 책이 드디어 출간되었습니다.
책 제목입니다. 이 책에 실린 글을 처음 쓴 건 언제일까요? 아마도 2014년 즈음으로 기억합니다. 학원강사 생활이 너무 지겨웠습니다.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수학을 전공했고 대학 졸업 후에 계속 학원강사를 했으니 달리 뭘 하겠나 싶었습니다.
원래 소설을 좋아했어요. 대학교 땐 문학동아리 활동을 하기도 했죠. 소설을 그럭저럭 읽는 편이었습니다. 한강을 건널 때였어요. 김중혁 소설 <3개의 식탁, 3개의 담배>를 읽다가 이 문장에 강렬한 영감이 퍽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모든 곡선은 직선이야.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면 되니까.
작가가 이 문장의 의미를 어떻게 이해하고 썼는지는 모르지만 수학을 전공한 저에게 이 문장의 발견은 소름 돋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래 수학을 전공했으면서도 다양한 사회활동을 경험했고, 강사생활을 통해 많은 학생을 접해 봤으면서 영화, 소설, 애니메이션 등 밤마다 잡스럽게 시간을 소비하는 나만이 쓸 수 있는 그런 글이 있을 거다. 잘하면 지금껏 아무도 본 적 없는 그런 수학 교양서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막연했죠. 여전히 망설였습니다. 뭔가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 때쯤 극장에서 <월-E>를 보다가 엑시엄(Axiom, 공리-증명하지 않고 참으로 받아들이는 명제)이란 단어를 발견하면서 나도 모르게 작은 탄성을 지르게 됩니다. 이거다 싶었죠.
그리고 <라이프 오브 파이>가 결정타를 날렸어요. 세상에 주인공 이름이 원주율 파이라니. 주인공 이름에 담긴 의미만 나름대로 분석해도 글 한 편은 나오겠는데. 그래서 이 세 편을 시작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고 블로그를 열었습니다. 그러다 운 좋게 미디어스라는 인터넷 언론에 연재를 시작하게 됐고, 드디어 출판사와 계약까지 완성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에도 우여곡절은 많았습니다. 어쨌거나 그 과정은 다 생략하고 약속시간을 많이 넘겼지만 책이 나왔습니다. 이게 될까 싶은 수년간의 프로젝트가 책이 되어 나온 순간, 아 정말 신기했습니다.
아니 글쎄 발간 일주일 만에 알라딘 과학섹션 주간 순위 10위에 올랐어요. 그리고 알라딘에는 굿즈도 달렸어요. 이게 정말 책이 될까 생각하며 힘겹게 써 내려갔던 날들을 지나, 이제는 너무 신기하기만 합니다.
이 책은 영화, 소설,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작품을 수학적 사고와 결합시킨 매체비평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역사, 철학, 수학 등 다양한 영역을 넘나든 통합적 글쓰기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청소년 서적으로도 분류됩니다. 고등학생이 주 타깃입니다. 성인이 읽기에도 손색없습니다. 수학을 잘 몰라도 읽는데 별 지장이 없습니다. 수학공식은 정말 아주 조금밖에 나오지 않고 몰라도 맥락을 이해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거든요.
10월 9일까지 댓글 이벤트도 열리고 있습니다. 들어가서 댓글 다시면 추첨을 통해 제가 직접 사인한 책을 드립니다.
리뷰 신문기사를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출판사가 꾸준히 업데이트하고 있는 홍보글을 보셔도 좋습니다.
많은 관심과 구매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