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인디다큐페스티벌 - 로그북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침몰 뉴스를 접한 베테랑 잠수사 강유성은 ‘전원 구조’라는 뉴스가 오보임이 드러나자 장비를 챙기기 시작한다. 경력 30년의 잠수사 황병주와 해병대 출신의 한재명, 부산 사나이 백인탁 역시 참사 현장으로 출발한다.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수색 체계도 질서도 채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잠수사들은 무너진 벽과 집기들이 뒤엉킨 격실을 뚫고 희생자들을 한 명씩 안아 올려 수습한다. 그러나 수색이 장기화되기 시작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잠수사가 수색 도중 사고로 사망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해경은 수색 방법을 바꿔 효율성을 높이겠다며 이들을 현장에서 퇴출시킨다. 다시 뭍으로 돌아온 잠수사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하나 둘 정신과를 찾는다 그들이 첫 말은 "살고 싶다.. 살고 싶다"라는 울먹임 이였다. (출처: 인디다큐페스티벌 홈페이지)
온 나라를 충격에 빠뜨린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벌써 6년이 넘었다. 이제까지 사고에 대한 많은 다큐멘터리가 나왔고 그때마다 가능하면 챙겨보려고 했던 건, 내 나름대로 이 참사를 잊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었다. 그리고 또다시 세상에 나온 세월호 이야기를 만났다. 하루에도 몇 번씩 몇 달간 수십수백 번 바다에 뛰어들어 290여 명의 희생자를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낸 민간 잠수부들을 다룬 다큐멘터리 <로그북>
주로 사고 원인에 대한 의문이나 남겨진 가족들을 다루었던 타 작품들과 다르게, 이 작품은 실제 다이버였던 감독이 잠수부들과 바지선에서 동거동락하며 생생한 수색 작업을 담았고, 잠수부들이 적는 잠수 일지인 ‘로그북’에 담긴 그들의 기억과 고통, 이후 겪어야만 했던 트라우마를 담담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미 여러 언론을 통해서 초반 구조 활동이나 이후 희생자 수습 과정에서 잠수부들을 둘러싼 여러 잡음이 있었다고 들어왔지만, 그 내용의 진위 여부와 별개로 변하지 않는 사실은, 차갑고 캄캄한 바닷속으로 몸을 던져 희생자를 한 명이라도 더 뭍으로 데려오려고 했던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꿈속에 나타나는 물속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공포스럽다기보다 빨리 구해주고 싶어 꿈속에서도 애를 쓰고 있다는 이야기, 세월호 단어만 들어도 금방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울음이 차오르는 중년의 잠수부들의 모습. 이들 역시도 이 참사의 간접 피해자이며 이 사회의 의인인데 그들에 대한 배려나 감사가 과연 충분했는지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었다
세월호 유가족 어머니들의 코바늘 작품 전시회에서 잠수부들을 만난 한 어머니가 ‘우리 아이를 안아서 올려주신 분들...’이란 말을 차마 끝맺지도 못하고, 잠수부분들도 다 듣지도 못한 채 함께 울음이 터진 그 장면에서 정말 마음이 아팠다. 세월호와 연결된 많은 분들의 상처와 트라우마가 잘 아물 수 있는 날이 어서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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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진오 / 103분 / 다큐멘터리 / 한국 /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