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지로 좋고 나쁜 친구를 구분되지는않아야할텐데
예전 강남의 모초등학교에 강사로 갔을 때 깜짝 놀란 일이 있었다.
한 반의 학생수가 너무 많아 교탁까지 전진한 책상배열때문이었다.
그 학교는 한 학년의 학급수도 10-12개, 한 반에 23-26명 수준으로 확실한 과밀학급이었다. 주변에 초등학교가 없냐? 그렇지않다. 반경 1키로도 되지않은 거리에 다른 초등학교가 있다. 해당학교는 학 학년의 학습수가 3-4개, 정원은 18-23명이다.
서울, 신도시도 아닌 초등학교의 총 학생수가 1천명이 넘는 상황에 학교교사에게 물어보았다.
" 엄마들이 저 옆에 학교는 안보내려고해요. 어차피 중학교 배정은 똑같은데..."
강남에 사는 지인도 두 학교의 차이, 이유도 알고 있었다.
브랜드네임이 있는 아파트 아이들이냐, 아니면 비아파트 아이들이냐란 것, 좀 그렇다란 표현, 현실이 그렇단다.
학생수가 많으면 안전이 걱정이다
초등학교의 교실크기는 63m2-67m2로 사물함, 책상을 제외한 1인당 사용크기는 1.12m2수준이다.
체격도 커졌고 다양한 모듬, 이동학습에 무엇보다 활동양이 많은 초등학생의 안전을 감안할 때 20명 정원도 많게 느껴진다.
교실의 구조상 책상은 벽으로부터 2미터이상 떨어져야하며 1인당 2m2를 확보해야하지만 해당학교의 현실은 그럴 수 없다는 게 안타깝다.
"좀 그런가봐"
두 학교의 중학교배정은 교집합이다. 어차피 중학교에 올라가면 만나는 동네아이들이지만 그들 사이에 어느 학교출신인지 모를리 없다.
" 좀 그런가봐"
과밀이라도 상관없다는 학부모의 이 한 마디가 어떤 의미인지 안다.
친구를 사귀는 것에 주거지가 관여?
자녀가 미취학이었을 때 선배학부모들로부터 듣는 이야기가 있었다. 어떻게 해야 선생님께 인정받는지 친구들과 잘 지내는 방법등 당시 학폭, 왕따와 같은 사회적문제가 많았던 때라 미취학자녀를 둔 나로써는 생생한 노하우였다.
" 학원을 안다니면 친구도 못 사귀어. 엄마들이 학원안다니는 아이들하고는 놀지말라고한다"
친구를 사귀기위해서라도 학원을 다녀야한다란 말이 충격이었다.
막상 초등학교에 입학하니 학원이 문제가 아니었다.
아파트냐 비아파트냐, 아파트라면 브랜드가 있냐 없냐, 브랜드가 있다면 몇 평에 사냐도 나눠졌다.
그 이야기는 학부모뿐이 아니었다. 선생님들 사이에서도 학생들의 출신정보를 들을 수 있었다.
강남에서 근무했던 한 교사는 내가 강남입성기(?)를 놀라워했을 때 이렇게 말했었다.
" 여기 아파트 가격이 얼만데요 적은 평수 전세도 10억이고 매매는 더하지. 시작부터 몇 십억을 하는 학부모들인데 비아파트 학생들하고 좀 그렇잖아"
귀교에 처음으로 배정된 학부모로서
최근 강동의 한 대단지아파트에서 중학교배정에 대한 내용을 공문에 담아 중학교에 보냈다고한다.
" 중략...학교생활에 대해 막막함, 운영방법에 대한 소통의 자리 생략..." .
공적 기관이 아닌 개인소유의 아파트대단지가 공교육기관으로에 공문을 보냈다는 것도 이례적이지만 그 내용이 '선례없는" 즉, 왜 우리 자녀들이 귀학교로 배정되었냐란 궁금증뒤에 있는 저의였다.
해당아파트는 최근 신설된 대단지아파트, 인근한 중학교는 위에 예를 들은 상황처럼 과밀이다. 작년기준 입학생이 500명이 넘는다. 입학 선례가 없다는 해당중학교의 신입생은 2백명수준이다. 공문내용은 이례적이지만 학부모경험상 이해되는 게 임대비율이다. 공개된 자료에 의함 임대가구가 70프로가 넘는다.
한 때 어느 건설사가 아파트분양을 했는데 일반아파트와 임대아파트 건물의 색깔이 다르고 자재가 다른 것에 공분을 샀던 일이 있었다. 심지어 동선도 달랐던 경우도 있었다.
물론 추측이다. 정말 선례가 없기에 대단지란 숫자에 힘입어 학교측과의 소통을 원할 수도 있겠지만 중학교배정은 교육청 소관이다. 남의 일이지만 학교내 줄서기와 가르기가 되는 건아닐까 우려된다.
인프라가 다르다?
많은 사람들이 서울살이, 서울에서도 강남살이, 강남에서도 브랜드아파트에 대한 로망을 가지고있다. 서울은 먹고 살 일자리가 타지역에 비해 많고 강남과 강남아파트는 더 많은 로망이다.
비강남아파트에서 성장한 지인은 강남에 위치한 아파트에서 신혼을 시작했는데 " 인프라가 너무 좋다" 라고 비교한다. 없는 게 없단다. 비강남에서 내내 살아왔기에 난 그 표현이 공감되지않는다. 도데체 뭐가 다르다는 걸까?
어른은 그렇다치더라도 어린 아이들을 구분하고 나누는 것이 과연 의미있을까싶은게 그 둘은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군대, 직장등 더 큰 사회에서 만날 수밖에 없다.
" 인프라가 다르다"
난 지인이 강남생활을 칭찬한 단어, "인프라" 가 비단 상권에 국한된 게 아니라 친구들, 어떤 친구들을 만나느냐도 포함된다고 생각한다.
정말 좋은 친구는 어디서 만나는 것일까
학교강사를 오랫동안 했었다. 다양한 학군, 수 백명의 교사와 학생들을 만나면서 전후상황이 다르고 문맥은 다르지만 "좋은 친구" 란 말을 나도 하고 학생도 교사도 했다.
공부를 잘해야 좋은 학교로 가고 좋은 친구들을 만난다란 훈계를 한 어느 교사에게 중학교1학년 학생의 항의가 기억난다.
" 그럼 00학교는 나쁜 아이들만 있다는 거예요? 공부못하는 학교 아이들은 나쁘다는 거예요?"
학원을 다녀야 친구를 사귈 수 있다? 더 많은 친구를 사귈 수 있긴하더라.
공부를 잘해야 좋은 학교로 간다? 자신의 진로에 더 적합한 진로가 되긴하더라
공부를 잘하는 학교 학생들은 좋은 친구다? 쇼셜인프라의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그게 좋은 친구인지 나쁜 친구인지는 알 수 없다.
현 정권이 작정하고 벼르는 이 부동산정책에 현실적인 그러나 비현실적인 바람이 있다면 어려운 이들에게 더 좋은 주택, 주거환경을 마련해주었으면한다는 거다. 그들이 임대라서, 비아파트라서 소위 "좋은 친구"를 사귈 수 있는 기회까지 박탈당하는 건 아니지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