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선조들은 대들보에 신이 산다고 믿었을까?

by 한옥을짓다


본 글은 '대들보'에 대한 이야기 이다

사진/글 @ 한옥을 짓다





프롤로그

신화와 현실 사이, 집을 지키는 존재



그리스 신화 속, 티탄 신족과 올림푸스 신들의

운명을 건 거대한 전쟁이 벌어졌을 때

아틀라스는 제우스에게 저항한 대가로 영원히

하늘을 어깨에 지는 형벌을 받았다.



'헤스페리데스의 황금 사과 따오기' 과업을

수행하던 영웅 헤라클레스의 단순한 속임수

('잠시 어깨 좀 빌려주게')에도 쉽게 넘어가는

그의 바보스러움 그리고 쉼 없이

하늘을 지고 있어야 하는 그 우직함.

이는 묘하게도 우리네 한옥의 대들보와 닮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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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우라노스)을 지고 있는 아틀라스 (출처 : 위키백과) / 대들보와 작은 들보를 올린 현장 사진



대들보는 한옥 기둥 위에 놓여 서까래와

그 웅장한 나신을 드러내며 거주자와 눈을

마주치는 대표적인 부재로 나무가 보여주는 친근함,



들보 자체에서 느껴지는 단단한 멋스러움은

한옥의 상징과도 같다.



집의 중심에서 지붕의 하중을 묵묵히 받아내며

아래로는 가족의 삶을 지켜주는 이 거대한 나무는

집의 물리적 중심이자 정신적 지주다.



그래서인지 선조들은 집을 지키는 신들 중에 으뜸인

'성주신'이 이곳에 산다고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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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신은 집 전체의 길흉화복을 관장하는 가장

중요한 신으로 여겨졌다.


따라서 집의 뼈대가 완성되는 날 대들보를 올리며

행하는 '상량식'이나, 성주신을 집안으로 정좌

(모시는)시키는 '성주맞이 굿'은 단순한 요식

행위가 아니었다.



encykorea-%EB%AC%B4%EB%8B%B9%EB%82%B4%EB%A0%A5.jpg?type=w1 성주맞이 굿 : 출처-한국 민족 문화 대백과



성주신을 봉안하는 ‘성주맞이’(또는 성주받이·성주풀이)와

재복을 비는 ‘성주굿’으로 대별된다.

성주맞이는 집을 새로 지은 후 대주의 나이가 7의 수가 드는 해


10월에 택일해 행한다.



이는 대들보라는 물리적 중심에 신성한 생명력을

불어넣어 거친 자연 속에서 이 집이 무사히 가족을

지켜주기를 바라는 가장 간절하고도 엄숙한

신고식이었다.



이는 미신이라 치부하기보다 집에 대한 경외심과

가족의 평화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투영된 문화적 행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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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신의 신체 : 출처-한국 민족 문화 대백과



성주신의 신체는 단지나 종이의 형태로 나뉘는데

단지는 성주단지라 하여 안에 벼를 보관한다.

추수를 하고 나면 성주단지 안에 든 벼를 햇곡식으로

바꿔 넣고 옛것은 밥을 하여서 식구끼리만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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