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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ve more Feb 13. 2019

[책 리뷰] 마케터의 여행법


마케터의 여행법을 읽었다.

유럽 마트의 유통, 그리고 브랜딩 전략을 소비 트렌드와 묶어 다루었는데 매우 흥미롭다. 마케터의 시각보다는 투자자적 관점이 강하다. 그래서 책 제목이 다소 아쉽다.


유럽 마트 관찰기

-까르푸와 테스코

대형마트가 예전 같지 않다. 더 이상 소비지는 많은 양을 싸게 찾지 않는다. 필요한 만큼 그때그때 사는 세대다.


-삐꺄와 막스 엔 스펜서

젊은 프랑스인들은 요리를 많이 하지 않는다. 파리에서 100년 전 얼음을 운반으로 시작, 현재 냉동식품만 판매하는 슈퍼마켓 삐꺄와 냉장간편식 전문인 막스 앤 스펜서를 주목할 만하다.


-유럽의 유니크한 유통업체들

리들 매장은 박스채로 물건을 진열한다. 도심에서 접근성도 높이고 가격도 낮추기 위해 선택한 방식 중 하나다.

럭셔리 먹거리로 포지셔닝한 비오쎄봉은 유기농 식자재를 팔고, 이 딸리는 이탈리아 식자재를 가장 전문적으로 판다.


- 지속 가능한 코펜하겐의 슈퍼마켓, 이야마

1886년 개점,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식료품점인 이야마 뒤에는 ‘뉴 노르딕 퀴진’ 철학이 있다.

뉴 노르딕 퀴진이란 로컬 식자재만으로 북유럽의 조리법을 재해석하고 이후 덴마크의 미식 흐름을 새롭게 바꾸었다.


- 이케아는 가구 회사이지만 식품도 판다. 가구이건, 식품이건 이케아는 물건 그 이상 북유럽 라이프스타일 자체를 판다. 이케아의 식품은 합리적이고 친환경, 공정무역, 동물복지를 준수하며 소비자의 달라진 가치관을 반영한다.


이케아와 비슷한 예로 무인양품(무지) 또한 맥락을 같이한다. 무인양품 또란 브랜드 자체에 일본의 미니멀리즘 라이프를 담는다. 이케아가 그렇듯 무인양품도 가구를 평면적으로 진열하기보다 ‘무지로 채운 공간을 진열한다는 점 또한 비슷하다.


- 파리 7구에 위치한 세계적으로 가장 럭셔리하다 할 법한 봉마르셰 백화점 지하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식자재를 파는 식품관 그랑드에피세리가 있다. 갤러리아 백화점의 고메이 494와, 청담 SSG가 그랑드에피세리를 밴치마킹했다. 그랑드에피세리는 오프라인 확장 대신 온라인에 이식한다. 최고의 바이어들과 그들의 식품 큐레이션을 그대로 옮기고, 소비자는 먹거리로 ‘소소한 사치’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Rescued food, 브런치 카페, 인스톡은 네덜란드의 대형마트 알버트 하인에서 버려지는 식자재를 업사이클링한다. 인스톡은 알버트 하인의 브랜딩 전략을 톡톡히 안겨주는 자회사 브랜드이다.




마트 안 둘러보기

-우유가 맛있는 사회는 행복한 사회이다.

프랑스 브리델 우유가 맛있는 이유는 착유량이 적음에도 유지방률과 단백질 함유량이 높은 노르망드 종 젖소에서 얻고 가장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저온 살균법을 고수한다.


-코카콜라도 자연주의 음료가 될 수 있을까.

코카콜라는 화학 감미료를 빌려 제로나 라이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거기에 더 나아가 코카콜라는 자연주의적 방식으로 스테비아 허브에서 추출한 스테비아로 만든 코카콜라 라이프를 선보였다. 최근 no sugar를 외치는 유럽인 들 사회에서 코카콜라의 움직임이 흥미롭다. (필자는 스테비아 생산 업체인 퓨어 서클의 가치를 언급하고 있음)


- 네덜란드와 덴마크의 대표 맥주, 하이네켄과 칼스버그

칼스버그는 사회적 책임에 충실한 기업이다. 직접 개발한 순수효모배양법을 무상으로 공개해 전체 맥주의 품질을 끌어올렸다. 그러나 신선함이 생명인 라거 맥주이다 보니 덴마크 밖에서는 로컬 맥주들에 밀린다.

하이네켄은 어떠한가. 라거 맥주를 파는데도, 남다른 브랜딩 전략으로 세계 2위 맥주기업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칼스버그는 6위). 하이네켄의 브랜딩

전략은 ‘Heineken Experience’로, 경험, 체험 마케팅을 하고 도시, 국가 에디션 등 한정판을 수시로 출시하기도 한다.


-문화를 담은 마리아주 프레르

*컬처 코드: 특정 문화에 속한 사람들이 일정한 대상에 부여하는 무의식적 의미 (로테르 라파이유)

일본문화가 유럽에 흘러들어와 새로운 컬처 코드가 자리 잡았다. 그리고 기업은 이를 마케팅으로 활용한다. 마리아주 프뢰르의 벚꽃 한정판은 큰 인기를 얻었다. 유니클로도 그렇다. 아시아에서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포지셔닝한 반면 유럽에서는 일본 원산지 효과를 극대화, 기술, 혁신적인 이미지를 내세운다.


- 브루독은 다른 맥주회사보다 빠르게 성장했다.

크래프트 맥주회사 미켈러는 ‘집시 양조장’이라 불린다. 자체 생산시설이 없고, 다양한 양조장과 협업하기 때문. 한국에서도 미켈러가 더부스와 협업해 ‘대동강 페일 에일’을 출시하기도 했다. 콜라보가 많은 만큼 디자인도, 종류도 다양하고 한정판이 다수다. 유럽의 대다수 크래프트 맥주회사들은 미켈러와 유사한 전략을 가지고 있다.


반면 브루독은 맛있는 IPA맥주를 만드는데 집중하면서도 대기업의 대량생산 체제를 흡수해 유통시켜 빠르게 성장했다. 브루독 바에는 남성들이 익숙한 공간에서 습관처럼 펑크 IPA를 소비한다. 마치 스타벅스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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