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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엘 May 08. 2023

800일간의 독서여행

프롤로그

800일간의 독서는 오래된 미래를 꺼내는 것이었다. 책을 통해 앞서갔던 이들의 이야기가 나에게 들려오고 그 이야기가 나의 가슴 어딘가에 꽂혔을 때 새로운 불씨가 되어 피기 시작했다. 그 불씨는 이미 오래된 미래였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좀 더 나은 나를 만났다. 우연히 읽게 된 자기계발서 이지성의 『꿈꾸는 다락방』을 읽고 나서 ‘꿈을 꾼다는 것’에 대한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책 속에 나타나는 또 다른 책들 가운데 나에게 말을 걸어오는 제목들이 있었다. 신기한 경험이다.

 시간이 날 때 도서관에 가서 관심도서 목록을 보고 대출을 하거나 도서관에 아예 앉아서 책을 마주하며 인사를 나누어본다. 나의 첫인사는 책의 표지를 보고 책날개에 펼쳐진 작가의 이력을 읽어보는 것이다. 다음은 사람의 눈을 쳐다보듯 목차를 찬찬히 읽는다.

목차만으로 내용을 대충 알 수도 있지만, 사람의 겉과 속이 다르기도 하니 작가의 말이나 프롤로그부터 읽어보기 시작한다. 


 처음 책에 대한 흥미가 시작되었을 때 무조건 끝까지 읽었다. 그런데 내게 흥미가 부족한 책이거나 아직 받아들이기가 어려울 때의 책은 중간에 멈추었다. 여기서 받아들이기 어려울 때는 독자가 미숙하거나 관심도가 부족하거나 책 자체가 어려워서도 그럴 수 있다. 간혹 제목과 내용이 일치하지 않은 부족한 책들도 있었다.

 대부분 책은 작가들이 심혈을 기울여 쓴 책이 맞다. 자신의 이야기이거나 경험해보고 얻은 성과를 안내해주는 가이드 같은 책들이다. 그러한 책들을 읽다 보니 어느새인가 대학원을 입학했다. 입학 전 책을 본격적으로 읽은 지 1년 만에 일이다. 대학원에서 문예 창작 콘텐츠학을 전공했다. 독서가 바탕이 되지 않았다면 2년 반이라는 5학기 수업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800일의 독서 여행으로 나의 미래를 만났다. 미래의 나의 모습이 독서 안에 있는 보물과도 같은 것이라는 생각이다. 물론 책을 읽고 나서 변화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은 없다. 그러나 대부분 책을 통해 사람들은 변화를 얻는다. 마치 열매와도 같은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독서가 쌓이다 보면 반드시 결과물이 생기기 마련이다. 책을 읽고 나서 책을 쓴 사람들도 많고, 훌륭한 사업가나 연구가 또는 전문가가 되기도 하니 분명 독서는 오래된 나의 미래가 숨어 있는 것이다. 김병완의 『나는 도서관에서 기적을 만났다』를 읽어보니 그도 퇴직 후 3년 동안 도서관으로 출근해 1,000권의 책을 읽었다고 한다. 그것이 바탕이 되어 『나는 도서관에서 기적을 만났다』라는 독서법 책을 출간한 것이다.

 또 기억이 나는 일화가 있다. 오래전에 이랜드 박성수 회장이 학생 때 몸이 안 좋아서 3년 정도 누워 있을 때 할 수 있는 것이 오로지 책을 읽는 일이었다고 들었다. 수많은 책을 읽었고 이화여대 앞에서 보세 가게를 열어 옷을 팔아 지금의 이랜드를 설립했다는 이야기다. 

 고명환의 『이 책은 돈을 버는 법에 관한 이야기』에서도 독서에 중요성을 누누이 이야기한다. 고명환 개그맨은 교통사고로 죽을 뻔했다가 살아난 이후 책을 3,000권 정도 읽고 돈을 많이 벌었다고 했다.     

 책을 읽고 나서 변화된 독서법의 저자들도 많다. 작가들은 독서 여행을 통해 자신의 오래된 미래를 미리 보게 된 것이다. 독서를 통해 대학원의 학업을 배우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대학원의 수업을 통해 더 많은 독서를 하게 되었고, 과제를 통해서도 <글쓰기 책 출판 동아리>를 통해서도 훈련이 되었다. 책은 읽기만 하면 안 된다. 처음에는 책만 읽으면 되었지 굳이 독후감이나 서평을 남겨야 할까? 생각하고 무시했다. 지금은 그 기록들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는다. 인간의 기억은 한계가 있다. 기록하지 않으면 기억을 소환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책을 읽고 나서 마음에 드는 문장을 적어 두거나 도전받는 부분들을 적어두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혹여 독서 모임을 하면 토론 후 나눈 이야기도 짧게라도 기록하는 것이 좋다. 또 다른 기록 방법 중 책을 읽고 나서 소소하게 느낀 점들을 SNS에 사진과 함께 기록해두는 것도 좋고, 블로그(BLOG)에 서평을 쓰는 것도 좋은 기록이다.


 독서를 통해 꿈을 꾸고 독서를 통해 꿈을 이루었다. 그러니 800일의 독서 여행은 나의 오래된 미래가 펼쳐져 있는 축복의 통로인 셈이다. 어려서부터 글쓰기를 좋아해서 문예 창작을 전공하고 싶었는데 뒤늦은 나이에 대학원에서 문예 창작을 전공할 수 있었다. ‘늦은 나이란 없다’는 꿈을 꾸게 한 것도 독서 때문이다. 지금도 보이지 않는 미래이지만 독서를 통해 나의 꿈이 자꾸만 생겨나고 있으니 미래에는 원하는 열매들로 채워져 나가리라고 믿는다. 책 한 권의 힘은 매우 크다. 사람의 마음에 꿈을 심어주고 길을 만들어 낸다. (2023.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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